현대건설이 한나라당 대선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사장으로 있을 당시 서울 도곡동 땅을 집중 매입한 뒤 그중 일부를 이 전 시장 처남 김재정 씨에게 판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김씨는 현대건설로부터 땅을 매입한 날 이 전 시장 큰 형 상은씨와 공동명의로 서울 도곡동 땅 2필지도 함께 매입했으며 10년뒤에 이들 필지를 포스코건설에 일괄 매매했다.
김재정 씨가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필지를 사들인 시기는 지하철 3호선 양재역 개통 직전이었으며 이 땅을 포스코 건설에 넘긴 시점은 양재∼수서 구간이 연장 개통된 뒤여서 개발이익을 겨냥한 투기라는 의심을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 강동등기소 폐쇄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 전 시장이 사장으로 있던 1977년 3-5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169-4번지(306㎡)와 165번지(2천579㎡) 등 도곡동 땅 4∼5필지를 매입해 이중 169-4번지를 1985년 3월 30일 김씨에게 팔았다.
김씨는 같은 날 상은 씨와 함께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던 전모씨로부터 도곡동 163-4번지(878㎡)와 164-2번지(975㎡) 땅을 사들였으며 김씨 등은 1995년 7월 4일 땅 세 곳을 포스코개발에 한꺼번에 매매했다.
이 전 시장이 사장으로 있던 현대건설이 도곡동 땅을 매입한 시기는 지하철 3호선 착공을 2∼3년 앞둔 때였으며 김씨 등이 현대건설 땅을 비롯한 도곡동 내 3필지를 사들인 1985년 3월도 양재역 개통을 불과 7개월 가량 남겨둔 시기이기도 하다.
지하철 역사가 들어서면 통상 주변 땅값이 들썩이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건설이나 김씨 등이 지하철 개통에 따른 땅값 상승을 노렸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김씨 등이 1993년 10월 양재∼수서역 구간이 연장 개통된 뒤 도곡동 내 3필지를 포스코개발에 넘긴 것도 지하철 개통에 따른 개발이익을 보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도곡동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당시 땅값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없어 지하철 개통 등에 따른 개발 이익을 추산하긴 어렵다"면서도 "포스코개발이 해당 부지에 지은 포스코트 아파트의 평당 시가가 현재 4천만원이니 생각해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이 전 시장 땅 거래와 관련해 "문제의 도곡동 땅 거래는 이명박 후보가 민간인인 현대건설 사장 신분이던 85년 이뤄진 일로 서울시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