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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이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 주목"

입력 : 2007.07.05 14:57|수정 : 2007.07.05 15:02

'침묵의 봄 연구소' 캐들린 앳필드 상임연구원.."당장 행동에 나서야"


"환경호르몬과 유방암 문제에 지금 즉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병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면 늦습니다."

5일 여성환경연대가 이화여대 이화신세계관에서 개최한 '환경과 여성건강' 국제회의에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미국 '침묵의 봄 연구소(Silent Spring Institute)'의 상임 연구원 캐들린 앳필드 씨는 유방암과 환경호르몬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침묵의 봄 연구소는 미국에서 유방암발병률이 가장 높은 5개 주(州)에 속하는 매사추세츠주에 설립됐으며 환경호르몬이 여성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한다.

앳필드 씨는 "우리는 '왜 어머니 세대보다 더 많은 여성들이 유방암에 걸릴까'라는 의문점으로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환경호르몬과 유방암의 정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규명하지 못했지만 유방암을 일으키는데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유방암 환자 중 10∼15%는 BRCA1과 BRCA2라고 불리는 유전자 문제로 드러나는 등 환자의 50% 정도만 발병원인이 밝혀졌다"며 "나머지 환자는 왜 유방암에 걸렸는지 알 수 없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앳필드 씨는 환경호르몬이 유방암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로 발병률이 낮은 국가에서 높은 국가로 이민 온 여성 또는 그 다음 세대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점과 유전자의 영향으로 보기에는 너무 빨리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우리나라 재미교포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은 2000년대 들어 80년대 후반보다 66%나 증가했고, 미국의 유방암 발병률은 1960년대부터 매년 1%씩 늘어 현재 여성 8명 중 1명이 유방암에 걸린다.

또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을 주입하면 암세포가 커지는데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환경호르몬 또한 같은 역할을 하며,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살충제, 화장품 첨가물 등 216종의 화학물질이 유방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는 "유방암 발병 유전자를 가진 여성 중 1940년 이전에 태어난 경우 발병률이 24%이지만 그 이후 태어난 여성의 발병률은 67%라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이는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유방암 발병을 촉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앳필드 씨는 매사츄세츠주에서도 유방암 발병률이 타 지역보다 20%나 높은 케이프 코드라는 지역에서 침묵의 봄 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실험결과를 설명했다.

연구소는 케이프 코드지역의 120개 가정을 방문해 실내공기를 조사한 결과 67종의 환경호르몬을 찾아냈고, 한 가정당 평균 20종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으며 이 중에는 1972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DDT(살충제)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집안은 직사광선이나 비 등의 영향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DDT가 아직도 남아있었다.독성 화학물질은 한 번 쓰고 나면 이후 사용을 금지한다고 해도 환경에 잔류하면서 인체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것"이라고 말했다.

앳필드 씨는 "화장품 회사들은 유해성을 테스트하면서 피부알레르기 반응에는 관심을 쏟지만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10∼20년 뒤에 나타날 문제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하고 있다"며 "정부도 화학제품들을 테스트하고 'OK'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레이첼 카슨은 1962년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통해 환경 속 화학물질이 얼마나 위험한지 처음 세상에 알려 큰 반향을 일으켰으나 1964년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환경호르몬과 유방암의 연관성은 30년이 지난 1990년대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앳필드씨는 "환경호르몬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알아내려면 최소한 10년은 걸릴텐데 그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은 바보짓이다.

지금 즉시 우리를 둘러싼 유해물질들에 관심을 갖고 나와 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라고 행동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의 유방암 발병률은 미국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고, 2002년부터는 한국 여성암 중 유방암이 1위를 차지했다"며 "한국에도 이제 막 환경호르몬과 여성건강에 초점을 맞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같아 기꺼이 이번 심포지엄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