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새천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다가 노무현 바람에 속절없이 무너졌던 이인제 의원을 만났습니다.
기자 여러명이 같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이인제 의원은 거의 1년 반 정도는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후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을 유지했었거든요.
지금 범여권 주자들의 지지도가 7-1%정도 사이인데요, 이인제 의원은 거의 30-40대를 유지했었습니다.
그의 말을 잠깐 요약해 봅니다.
"5년전 그 때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가령 분수령이 됐던 광주 경선만 해도 그 전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가 1등이었다. 그런데 SBS 여론조사에서 노무현이 이회창을 1%포인트 정도 앞선다고, 이인제는 3-4%포인트 뒤진다고 보도하고 나자, 좀처럼 다른 언론 기사는 인용하지 않던 언론들이 일제히 그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하더라. 광풍이었다. (그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지요, SBS가 틀렸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광주 지나고 나서 측근들이 일제히 그만두자고 하더라. 미국 같은 경우 50개주를 다 돌면서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지만 가장 인구가 많고 마지막에 하는 캘리포니아에 가면 단 한 사람만 남는다. 시작해서 서너개 주에서 이미 결과가 다 나와버리는 거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그런데 그 때까지 종합점수로는 내가 1등이었다. 1등이 그만 둔다는 게 모양이 이상해서 대전은 지나고 난 뒤 2등으로 떨어진 뒤에 그만둔 것. (그 다음에 이인제 의원은 탈당해서 대선 직전 자민련에 입당했습니다. 신한국당-한나라당-국민신당-새천년 민주당-자민련-국민중심당-통합민주당이 이인제 의원의 당력이네요)
숱한 선거를 치뤄봤지만 맨 처음 안양 선거와 지난 총선 선거가 가장 힘들었다. 안양은 전혀 연고가 없던데다 선거 경험도 없는 초짜여서 어떻게 할 지를 몰랐고, 지난 총선때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양로원을 가도 노인들이 전부 돌아앉는 싸늘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선거 닷새전에 갑자기 바람이 불더라. 이인제가 불쌍하고,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 것 말고는 내가 이길 이유가 없는 선거였다. 그리고 나는 받지도 않은 경선자금으로 구속됐을 때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적응했다. 옆방에 조폭들이 있었고, 내가 운동이나 하러 나갈라치면 이 사람들이 전부 이인제 화이팅을 외치더라.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자기들과 같이 있는데 위안같은 걸 느꼈나 보다. 그 때 인생공부 많이 하고 나왔다. 정대철 전 대표같은 경우는 몹시 힘들어해서 내가 어차피 있을 것 느긋하게 생각하고 힘들어하지 마라고 조언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대선에 도전하려고 한다.(5일에 출마선언 할 예정이랍니다) 이제 나는 한 점에 불과하다.잃을 게 없다. 내 얘기와 가치,이념을 국민에게 알리고, 거기에 동의하는 국민이 있다면 폭발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점으로 남는 거지. 내가 도통했다. 순간순간에 흔들리지 않는다.시간이 준 선물이다."
이인제 의원에 대해서는 2002년에 이미 많은 규정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취재기자로서 저 역시 개인적인 호오는 없습니다.
다만 미미한 지지율을 잘 알텐데도 대권에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은 인상적입니다.
그 것이 말 그대로 좋은 꿈일지, 아니면 집착일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지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신기남 의원이 주변의원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정치인중에는 출마하는 사람과 출마하지 않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만 있을 뿐이다."고요.
대부분의 정치인은 출마하는 쪽에 서고 싶어합니다. 정치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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