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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최종타결' 공은 국회로…험로 예상

입력 : 2007.06.29 10:34


한미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을 매듭짓고 예정대로 30일 서명하기로 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협상 타결이라는 난관은 양국 행정수반의 결단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이제 국내에서 한미 FTA에 대한 정치적 정당성을 부여받는 절차인 비준동의가 기다리고 있다.

양국 모두 대형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준동의도 험난한 우여곡절이 예고되고 있다.

◇ 양국 의회 승인·협정발효 절차는

한미 FTA 협정문과 부속서에 대한 양국 정부의 서명이 30일 워싱턴에서 끝나면 바통은 두 나라 국회로 넘어간다.

연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기대하는 정부는 9월에 열리는 정기국회에 비준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도 하반기에 의회 비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의 경우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지고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적 의원의 절반 이상이 출석, 투표에 참여한 의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된다.

그러나 서명 후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기간이나 통외통위 심의 기간 등에는 뚜렷한 제한이 없다.

한미 FTA가 국회 본회의를 거친 뒤에는 국무회의를 통과해야 하며 대통령의 비준을 거쳐 공포된다.

미국은 행정부가 한미 FTA 이행법률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상.하원이 합쳐 90일 동안 심의한 뒤 표결한다.

세부적으로는 미 행정부가 이행법률안을 제출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원 세입위원회 심의는 45일 이내에, 하원 본회의 표결은 60일 이내에, 상원 재무위원회 심의는 75일 이내에, 상원 본회의 표결은 90일 이내에 각각 이뤄져야 한다.

한미 FTA가 양국 의회를 통과해도 곧바로 발효되지는 않는다.

양국은 발효와 관련, 국내 절차를 종료했다고 증명하는 서면 통보를 교환하는 날로부터 60일 이후나 양 당사국이 합의한 다른 날 발효하기로 합의했었다.

발표 시기에 대한 별도 합의가 없다면 마지막으로 국내 절차를 마무리 한 국가가 상대국에 모든 절차를 끝냈다고 통보하고 나서 2개월 뒤에 한미 FTA가 효력을 갖게되는 것이다.

◇ 비준동의, '시계제로'

현 단계에서의 국회 비준동의 전망은 '시계제로'에 가깝다.

각 정파는 물론 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이해와 소신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인데다 정상적 입법활동이 어려운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는 정치상황이 비준 논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 이후에는 정치권이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총력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17대 국회에서 비준안 처리는 물론 실질적 논의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마저 대두되고 있다.

또 국회 심의가 시작되면 이는 정치 쟁점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시민사회세력과 손을 잡고 있는 FTA 반대 '비상시국회의' 소속 의원 65명은 올 정기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치권 내부에서 찬반진영 간 세 대결이 격화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물론 정치권 전체의 지형을 놓고 보면 찬성 쪽이 상대적으로 우세하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124석)내의 60% 이상과 원내 2당인 열린우리당(73석)의 과반수가 찬성 입장이고 중도통합민주당(34석)도 FTA 체결을 원칙적으로 긍정 평가해왔다는 점에서 비준동의에 찬성하는 쪽이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맞서는 반대진영은 70명 안팎에 달하는 각 당의 농촌출신 의원들, 열린우리당과 탈당그룹 내의 진보·개혁성향 의원들, 민주노동당 전원(9석)이어서 수적으로는 열세다.

그러나 과거 한·칠레 FTA 동의안 통과 경험을 봐도 현재의 숫자 추산으로 비준동의안 통과를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의도 변수다. 통합논의 또는 대선 후보단일화를 모색하는 범여권으로서는 찬반양론이 극명히 맞서는 FTA 문제에서 가급적 발을 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심의과정에서 독소조항이 추가로 발견되거나 재협상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논의 자체가 진전을 보기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치권 내에서는 비준동의안 처리 자체를 18대 국회 이후로 넘기자는 `연기론'이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 있게 대두하고 있다.

◇ 미국 대선, 산업내 이해관계도 무시 못해

대선과 내년 총선을 앞둔 한국도 난관이 적지 않지만 미국의 상황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한미 FTA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력 정치인들의 시각이 곱지 않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샌더 레빈 무역소위 위원장(민주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주최 한미 FTA 청문회에서 "한미 FTA가 한국 자동차업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면서 "반드시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뼈를 포함한 모든 쇠고기의 전면 시장개방 요구라는 고삐를 풀지 않고 있는 상원의 맥스 보커스(민주당) 재무위원장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들은 각기 상.하원에서 FTA를 담당하는 위원회를 이끄는 'FTA 수문장'들이다.

여기에 내년 미국 대선의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도 "한미 FTA는 본질적으로 불공평하다"며 반대 입장을 공개 천명했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역시 찬성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한국 내에서는 이들의 입장 표명이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행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수사라거나 쇠고기, 자동차 노조 등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의식한 발언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다 "지역구에 좋은 것이 미국에 좋은 것"이라는 의식이 강한 미국 정가의 분위기를 볼 때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