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가수 '박상민'과 밤무대 가수 '박성민' 대질
"도대체 누가 진짜 박상민이지? 진짜 비슷하게 생겼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두 명의 가수 박상민이 동시에 나타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26일 오전 10시께 '박성민'이란 예명을 쓰며 박상민 씨를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밤부대 가수 임 모(40)씨가 피고소인 자격으로 박상민 씨와 대질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화려한 연회색 줄무늬 바지와 검은색 셔츠 차림으로 베이지색 베레모까지 쓴 임 씨는 멀리서 보면 영낙없는 가수 박상민 씨였다.
박 씨의 트레이드 마크 격인 선글라스와 턱수염도 그대로 하고 나왔다.
그를 기다리던 일부 기자들은 박상민 씨를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씨가 검찰에 불려 나오면서 예전과는 다른 차림새로 나와 못 알아보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임 씨는 "저도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일단 조사받고 나서 말씀드리겠다"며 1층 로비에서 출입증을 바꿔 조사를 받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5분쯤 시간이 지나 검은색 정장에 흰색 중절모를 쓴 '진짜' 가수 박상민 씨가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사에 들어섰다.
짙은 선글라스와 특유의 턱수염을 한 박상민 씨가 다시 나타나자 출입업무를 담당하는 검찰 직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잠시 뒤 설명을 듣고서야 아까 지나간 '박성민' 씨가 가짜란 걸 알게 된 검찰 직원 김 모 씨는 "완전 속았어요"란 말을 연발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진짜 박상민 씨에게 사인을 청했다.
박상민 씨는 "사인도 받아 놓으시지 그랬어요. 내 사인하고 완전히 똑같은데"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일로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 기분이 안 좋다"며 "속이 좁은 행동처럼 비춰질까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2003년께부터 서울 관악구 등의 나이트클럽에서 '박성민'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노래를 모창하고 사인하는 등 박상민 씨를 사칭한 활동을 하며 출연료 등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임 씨와 고소인 박상민 씨를 대질 조사한 뒤 조만간 임 씨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 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박상민 씨를 흉내 낸 모창 가수일 뿐 사칭한 적은 없다. 사인도 급하게 하다 보니 예명 대신 '박상민'이라고 쓰게 된 것"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었다.
임 씨는 작년 6월 박상민 씨 측으로부터 사기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12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소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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