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공기업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1개 주요 공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경향을 분석해보면 작년과 올해 상반기의 신입사원 중 여성비율이 40%를 넘는 곳은 11곳으로 전체의 3분의 1이나 됐다.
특히 여성들은 금융·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공기업에 많이 들어가고 있다.
여성들이 강세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지원자가 이전보다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밝히고 있다.
여성들은 공기업 입사 후에도 섬세함·꼼꼼함·창의력·상상력·정의감 등으로 호평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출산 육아 부담으로 업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여성들, 해외업무·금융분야 공기업에서 강세
여성들의 입사가 두드러지게 강세인 공기업은 외국어 실력이 중요한 해외업무 관련 공기업이나 섬세한 성격을 필요로 하는 금융공기업들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66명을 뽑았는데 이중 여성비율이 51.5%로 절반을 넘어섰다.
수출보험공사도 신입사원 중 여성비율이 지난해 35.0%에서 올해 상반기 41.7%로 상승했다.
증권예탁결제원이 작년에 채용한 여성은 11명으로 전체 21명의 52.3%에 이르렀으며 이는 전년의 33%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이다.
이 기관의 올해 채용은 아직 없었다.
기업은행도 2005년 55.2%, 2006년 48.1%, 올해 상반기 42.8% 등으로 여성채용 비율이 높다.
한국은행의 경우 여성 입사자 비율은 2005년 23.9%, 2006년 34.0%, 2007년 28.2% 등으로 작년부터 높아졌다.
기술보증의 여성합격자 비율도 올해 상반기에 34.4%로, 2005년의 19.1%보다 올라갔다.
기술보증은 작년에 채용이 없었다.
이공계 중심의 전통적 공기업에서도 여성 진출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우리 공사는 기술직 중심이어서 여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으나 사무직의 경우 여성합격자 비율이 40%에 이른다"고 말했다.
토지공사도 여성 입사자의 비율이 2005년 24.9%, 2006년 23.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0.0%로 올라갔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2005년 51.3%, 2006년 45.0%로 높은 여성 채용비율을 나타냈다.
◇ 여성 합격 왜 증가하나
여성들의 공기업 입사가 늘어나는 결정적인 이유는 갈수록 실력있는 지원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모든 가정이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교육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여성인재가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여성의 대학진학과 경제활동이 증가하면서 지원자가 늘었다"고 전하고 "군경력 가산제 폐지 등 채용과정에서 성차별 요소를 배제하고 능력위주로 선발하는 것도 여성합격률이 높은 이유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여성들은 외국어와 논술, 프레젠테이션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는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전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여성사원들은 전반적으로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하고 "어학능력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려는 최근의 채용트렌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객관식 입사시험을 시행해오다 논술시험과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도입한 이후 여성 입사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논술이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고 명료하게 발표하는데 여성지원자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 입사 후에도 능력 발휘
여성들은 입사 후에도 호평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전했다.
여성사원들은 업무에 꼼꼼하고 섬세한 데다 환경 적응력도 빠르다는 것이다.
또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높아 고객의 필요를 잘 파악하기 때문에 영업 등에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전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여성들은 섬세하고 꼼꼼할 뿐 아니라 일에서 진지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여성사원들이 늘어나면서 사고위험이나 향응을 제공받는 등의 비윤리적 행위 가능성도 감소하고 있다고 공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전했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 특성상 남성사원들의 경우 각종 인맥에 엮여 향응을 제공받고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거나, 금융사고를 내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여성사원들은 그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 여성사원, 업무 집중도 떨어질 가능성
그러나 여성사원들이 공기업 조직에 항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여성사원들은 결혼 후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해 개인 경력관리 뿐 아니라 회사차원의 인력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으며 육아를 비롯한 가사노동의 부담이 남성에 비해 크기 때문에 직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말했다.
또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 조직단위로 움직이는 문화나 인적 네트워킹 등에는 적응이 다소 느리고 집단 민원현장이나 장기간 개발프로젝트, 건설현장 업무, 대인상대가 잦은 업무 등에 여성사원을 투입하기에 부담스럽다고 토로하고 있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여성인력이 많아지면서 출산.육아 때문에 결원이 늘어는데, 공공기관에서는 대체인력을 별도로 채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지방대 출신 증가세는 주춤
최근 3년간 공기업 공채에서는 지방대생의 비율은 주춤하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은 2005년 신입사원 12명 중 25.0%인 3명을 지방대생으로 선발했으나 지난해에는 21명 가운데 4명을 뽑는데 그쳐 비율이 19.0%로 낮아졌다.
금융공기업의 경우 지방대생의 비율이 극히 낮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뽑은 25명 가운데 지방대생은 2명에 머물렀다.
또 금융감독원은 49명 중 1명, 한국은행은 39명 중 2명, 산업은행은 98명 중 9명에 그쳤다.
반면 지방대생 비율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신입사원 중 지방대생 비율이 2005년 29.8%에서 올해 58.6%로 급격히 상승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신입사원 50명 중 지방대생이 60.0%인 30명으로, 2005년 45.7%, 지난해 48.8%에 비해 비율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올해 상반기 공채에서 133명 중 43.6%인 58명을 지방대생으로 뽑았으며, 조폐공사는 51명 중 80.4%에 달하는 41명이 지방대 출신이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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