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과 개인 블로그의 글까지 해당된다는 내용에 네티즌 불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터넷 상의 특정 대선후보자에 대한 지지·반대 글 게시가 단속대상이란 사실이 알려진 후 네티즌의 거센 항의에 직면하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대선 180일 전인 지난 22일부터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정당.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문서 등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위가 금지되고, 위반시 400만원 이하 벌금과 2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는 선관위의 발표가 네티즌의 불만을 촉발한 것.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이 금지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물론, 구체적으로 포털사이트 등의 게시판 글은 물론 댓글, 개인 블로그의 글까지도 해당된다는 내용이 네티즌을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선관위 홈페이지에는 선관위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선거법 안내센터나 사이버감시센터에도 항의 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인터넷 게시물이 금지대상에 포함된다는 판단은 법규정과 판례 등을 엄격하게 해석한 결과이지, 실제 단속과정에서 지지·반대의 의사를 표시한 글 때문에 사법처리까지 가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하고 있다.
선관위가 작년 6월부터 지난 5월말까지 인터넷 게시물에 취한 조치건수는 모두 1만9천750건으로 이중 삭제가 1만9천733건으로 대부분이며, 나머지는 경고 4건, 수사의뢰 11건, 고발 2건 등이다. 또한 조치수위가 높은 수사의뢰와 고발은 모두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있는 글에 대해 취해진 것이어서 사실상 '지지·반대 글'로 인해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찌보면 선관위가 인터넷 상의 '지지·반대' 글을 삭제하는데 급급하고 사법처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지만, 법과 현실의 괴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라는게 선관위의 하소연이다.
법규정으로만 따지면 '선거운동을 위해' 정당.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인터넷 문서는 상시 금지되는 대상이고, 180일 전부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인터넷 문서는 물론 정당의 명칭,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문서조차도 금지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인터넷상의 글을 일일이 단속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네티즌의 항변도 일리가 있다는게 선관위의 속내다. 특히 선거법은 인터넷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기 전에 '오프라인'상 문서를 염두에 두고 만든 조항이어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가 지난 2월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동영상을 비롯한 지지.반대의 글을 인터넷에 상시 게재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을 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선관위는 현행법이 존재하는 한 법의 취지에 맞게 단속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180일 전부터는 '선거운동'이 아니라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포괄적 의미의 행위가 금지되고, 법문상 정당 명칭이나 후보자 성명을 나타내는 문서도 금지되는 만큼 단속 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회성으로 단순한 정치적 의견을 게재한 것은 괜찮지만 계속성과 반복성을 띠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분명할 경우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 특히 한 게시판에 같은 내용의 글을 계속 올리거나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동일 내용의 글을 게재하는 것은 집중 단속대상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선관위는 이달들어 특정 후보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서 네티즌들의 지지·반대를 유도하고 설득하는 글을 500여 차례 인터넷에 올린 한 네티즌을 처음으로 수사의뢰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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