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납치용의자가 살인사건도 저지른 듯
20일 충남 보령시 남포면에서 발생한 김모(53)씨 일가족 3명 피살사건과 지난달 말 같은 곳에서 발생한 여중생 납치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동일범으로 추정됨에 따라 경찰의 '헛다리' 수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보령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집에서 300m 가량 떨어진 포도밭으로 일 나간 어머니를 찾으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가 22일만인 21일 0시 25분께 귀가한 김모(15.남포면 읍내리)양은 그동안 자신의 집에서 산 하나만 넘으면 되는 제석리 이모(32)씨 집에 감금돼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김양의 진술을 토대로 이씨 집을 수색한 경찰은 피 묻은 신발을 찾아냈으며 이 신발 문양이 김씨 일가족 피살현장에 남겨진 용의자의 발자국과 일치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양이 20일 오후 8시께 집으로 돌아온 이씨의 웃옷에 피가 묻어있는 것을 봤다는 진술과 일가족 피살사건 발생시간대에 이씨가 김씨의 집에서 황급히 빠져나갔다는 목격담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씨가 김씨 일가족을 살해한 뒤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김양을 집 근처까지 데려다 준 것으로 보고 이씨를 쫓고 있다.
그러나 20여일 동안 김양을 찾기 위해 마을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는 경찰이 산 너머 이씨의 집에 감금돼 있던 김양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더욱이 경찰은 주변 전과자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기에 2003년 존속살인미수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이씨도 조사를 받았을 것으로 점쳐지며 만일 조사를 받지 않았다면 경찰의 초동수사에 커다란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경찰은 여기서 더 나아가 김양 실종 후 벌인 수색작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목격자도 찾아내지 못했으며 김양 어머니가 일했다는 포도밭 주변 폐쇄회로TV(CCTV) 카메라에도 김양의 모습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김양 가족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만일 경찰의 추정대로 이씨가 남포면에서 일어난 2건의 강력사건 범인으로 확인될 경우 결국 경찰은 이씨가 김양 납치에 이어 김씨 일가족 3명을 무참히 살해하는 동안 계속 헛다리만 짚고 있었던 꼴이 된다.
따라서 경찰이 철저한 수사로 김양 실종사건을 조기에 해결했을 경우 김씨 일가족이 이씨에게 살해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보령=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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