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를 만드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온 남궁정부 씨!
12년 전인 1995년 지하철 철로에 떨어지는 사고로 오른 팔을 잃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40년 동안 구두에만 매달려 온 남궁정부씨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래도 구두를 만드는 것.
[왜 뚝 하는 소리가 나요? 관절이 안 좋아서 그러니까 보조기 꼭 신어야 돼요.]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장애인용 구두!
하지만 왼손만으로 구두를 만들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남궁정부(69)/장애인용 구두 제작 : 팔도 하나 없는 사람이 장애인 신발 만든다는게 누가봐도 웃기죠.눈물도 나올적도 있고.]
스스로 만족할만한 구두를 만드는데만 꼬박 5년이 걸린 남궁 씨가 지금까지 만든 장애인용 구두는 무려 5만여 켤레!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들에게는 무료로 만들어줍니다.
뇌출혈로 쓰러진후 한쪽 다리가 마비된 이기수씨도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아왔습니다.
[그런 기회를 주셔가지고 조용히 기다렸지 염치가 없어서 (전화도) 못했습니다.]
[염치는 무슨 돈이 없는 사람인데.]
[이기수(51)/장애인용 구두착용 : 지금 한 일 이십 미터 걷는 것도 자신이 있는데 이제부터는 한 10리씩 걸어야죠.]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장애인용 구두도 의료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벌였던 남궁 씨는 지난 2000년엔 노동부가 뽑은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자꾸 벗겨지니까 이쪽은 눕히고 이쪽은 확 틀어야한다. (발)목이 많이 두꺼운 것 같은데요.]
아들 한협 씨도 아버지의 뜻을 이어 장애인용 구두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는데요.
[남궁한협(36)/남궁정부 아들 : 보면서 정말 의미있는 일을 하시구나 그래서 존경스럽고.]
아직도 있지도 않은 오른팔이 아픈 환상통을 앓고 있는 남궁 씨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남궁정부(69)/장애인용 구두 제작 : 장애인들의 고용창출을 위해서 기숙사부터 지었으면 좋겠어요. 다리가 불편한 친구들이 (기술을 배워서) 자기 신발을 만들면.]
장애인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구두 한 켤레.
그 구두를 신고 더 많은 이들이 자신있게 세상으로 나아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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