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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의 복수전공 의무화' 그 배경은?

입력 : 2007.06.20 10:00

"복수전공 활성화로 융합학문 구현"


서울대가 내년도부터 복수전공을 비롯한 제2전공 이수를 의무화한 것은 융합·통섭 학문의 제도화와 학부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학부생들은 복수전공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었지만 강제성이 없는 데다 복수전공 선발인원이 제한돼 있는 등의 이유로 활성화되지 못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연간 이수 인원이 406명에 머물렀다.

융합·통섭 학문 구현을 위해 도입된 연합전공 역시 '정보문화학'과 '기술경영' 2가지만 마련돼 연간 수강생이 31명에 그쳤고 그나마 '기술경영'은 파행 운영되다시피 하고 복수전공과 차별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울대는 이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복수전공을 활성화하고 명목상에 그친 연합전공을 대체할 만한 연계전공과 학생설계전공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이 가운데 한 가지를 의무적으로 선택해 이수하도록 했다.

또 마땅히 선택하고 싶은 다른 전공이 없는 경우는 소속 전공을 더욱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심화전공을 마련해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2008학년도 입학생부터는 복수전공과 연합전공을 이수하는 학생의 경우 2개의 학위를 받게 되며 연계전공, 학생설계전공, 심화전공을 이수하는 학생 역시 졸업장과 졸업증명서에 전공 이수 기록이 남는다.

서울대는 "학제 간 교육의 보완성을 높이고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쌓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의무화를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대의 복수전공 의무화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사회에서 서울대만 예외일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대학 졸업생들과 일자리를 놓고 취업 전쟁을 벌여야 하는 학부생들에게 서울대라는 '간판'만 달아주는 게 아니라 다양한 학문적 경험과 전공 지식을 갖췄다는 점을 증명해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6년 서울대 졸업생의 순수 취업률은 전년도보다 2.5% 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했으며 낮은 취업률은 인문대, 사범대, 자연대 등 '인·사·자' 계열에 집중돼 전통적인 분과별 학문만 고집해서는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곽수근 경영대 학장은 "장래의 최고경영자(CEO)는 경영만 잘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인문학적 감수성과 자연과학적 사고력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이 돼야 한다"며 복수전공 의무화에 적극 찬성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좁은 취업문을 손쉽게 뚫을 수 있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에게 취업 시 보탬이 되도록 길을 넓혀주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