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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 구경가면 점수 준다? 황당한 봉사

박세용

입력 : 2007.06.18 20:18|수정 : 2007.06.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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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미스 인천 선발대회에 여고생들이 대거 구경갔다 왔습니다. 그러고서는 자원봉사 활동 점수를 받았는데요.

어쩌다 이런 황당한 봉사까지 나오게 된 건지,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초반 여성들의 미모를 겨룬다는 미스 인천 선발대회 행사장 곳곳에 교복 입은 여고생들이 눈에 띕니다.

이른바 자원봉사 학생들입니다.

주최 측이 인천 지역 여고 7곳에 공문을 보내 행사 보조 자원봉사를 시키겠다며 학생 백90여 명을 모은 것입니다.

그러나 말만 봉사였지, 학생들은 아무런 사전교육도 받지 않았습니다.

인솔 교사와 함께 대회 구경만 했습니다.

[참가 학생 : 가서 그냥 자리만 채워주고 왔어요. 자리 채우는 게 봉사활동이지. 박수 치고 그랬어요. (봉사 점수) 5시간 줬어요.]

[이미숙/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 : 중심을 바로 잡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현장으로 안내했어야 했는데 잠시 그 본분을 잊고 그런 행사에 동원한 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행사까지 봉사라고 참석하게 해서 시간을 채우는 건 학생 수에 비해 봉사활동 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천 지역 중고등학교 학생은 모두 22만 9천여 명에 달하지만 봉사활동 대상기관은 375곳에 불과합니다.

학생들이 몰리는 방학 때는 봉사활동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김민지/중학교 2학년 : 소방서에 가도 다 있다고 하고 경찰서에 가도 됐다고 하고, 다 끝났다고..]

학생들을 미인대회에 보낸 학교 측은 뒤늦게 엉터리 봉사활동이었다는 걸 인정합니다.

[학교 직원 : 내가 볼 때 이거는 좀 그래. 내 느낌도. (관객 동원?) 응, 그거지 뭐야. 봉사 점수는 무슨 봉사 점수.]

봉사활동 할 시간은 없고, 봉사하지 않고도 손쉽게 점수를 딸 수 있는 봉사활동 제도를 점검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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