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네, 여기는 부산입니다. 학교에서 햇볕을 받는 것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권리라는 것이 확산되면서 최근 일조권 관련 분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도에 진재운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학교 운동장 앞으로 32층 높이의 아파트가 모든 것을 가렸습니다.
이 아파트가 겨울철 햇볕을 얼마나 막는지 시뮬레이션 해봤습니다.
오전시간 내내 학교 전체가 아파트 그림자에 가렸습니다.
[김철수/부산 개금초등학 교장 : 건물 자체가 햇볕을 못받고 또 운동장에도 햇볕을 못 받기 때문에 교육 활동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 학교의 일조권은 결국 법정으로 이어졌으며 법원은 학교에 1억3천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로 끝을 맺었습니다.
결국 아이들이 받아야 하는 햇볕이 사라진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의 아파트 옆으로 60층 높이의 주상복합단지가 또 예정돼 있어 아침시간 잠깐 비치던 햇볕마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이번에도 아이들이 받아야할 햇볕은 학교 청사를 모두 새로 지어주는 조건으로 사라졌습니다.
35층과 36층 높이의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인 또다른 초등학교입니다.
1년 전 법원은 이 학교 앞으로 짓고 있는 아파트의 층수를 20층 더 낮게 지으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당시 이 판결은 학교에 들어오는 햇볕을 포기할 수 없는 공익적 권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다소 진보적인 판결로 큰 환영을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는 당초 높이 그대로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건설사가 학교에 110억 원대의 규모의 새 건물을 지어주겠다는 조건을 교육청이 받아들인 것입니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아파트가 완공되면 이 학교는 온종일 그림자에 파묻혀 있어야 합니다.
초고층 아파트의 신축이 늘면서 일조권 분쟁도 덩달아 크게 늘었지만 해결은 일조권을 배제한채 타협으로 끝이나고 있습니다.
교육청이 공개한 자료입니다.
일조권 분쟁이 끝난 34건의 학교 대부분은 층수를 낮추는 등의 일조권 확보보다는 시설물 확충으로 협의가 끝났습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 : 그런 건축협의가 들어오면 과감하게 협의해주고 있습니다.]
일선학교에서는 학교 시설물을 교체 할 예산이 열악한 교육청이 오히려 이런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