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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차분한 가운데 신경질적 반문도

입력 : 2007.06.18 14:28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첫 공판에서 검사의 신문에 차분히 답했으나 중간중간 검사의 질문에 신경질적으로 반문하기도 했다.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철환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 회장은 반소매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뒤 "모든 것을 진실하게 대답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검찰이 "청담동 주점에서 피해자들을 때렸느냐"고 묻자 "'뭐하는 놈들이냐'면서 가볍게 쥐어박은 것 같다"며 "당시에는 누군지 몰랐던 '제3자'(맘보파 두목 오 모 씨)가 끼어있어서 우리끼리 해결하려고 조용한 곳으로 옮기자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검찰이 "주점에서도 차분하게 얘기할 수 있지 않느냐"고 하자 김 회장은 "검사님 술집 안가보셨죠?"라며 "옆방에 사람들도 있는데 조용한 분위기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처음에 사건을 어떻게 알게 됐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김 회장은 "경호과장에게 물었더니 청담동 주점에서 폭력배 비슷한 사람들에게서 집단구타 당한 것 같다고 했다"고 답했고 "폭력배라고 하더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그런 애들을 폭력배라고 부르는 것 아니냐"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김 회장은 장소를 청계산 인근 신축빌라 공사장으로 옮긴 뒤 자신이 김 회장의 아들을 때렸다고 거짓말했던 피해자 조 모씨를 3~4대 이상 때렸다고 진술했으며 어느 정도로 때렸느냐는 검사가 연이어 묻자 "복싱에 대해 잘 아시느냐. 복싱에서처럼 '아구를 여러 번 돌렸다'는 거다"라며 오른팔을 휘둘러 보이기도 했다.

검찰의 신문은 쇠파이프를 사용했는지의 여부로 이어졌고 김 회장은 "(조 씨의) 머리통을 한 대 때린 정도지 특별히 심한 상처를 주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답했다가 검찰이 재차 질문하자 "때리는 흉내로 겁을 줬다"고 말을 바꿨다.

어떻게 때렸느냐는 질문에는 "조그만 손으로 몇대 쳤다"고 답했고 "발로 차지는 않았느냐"고 검사가 다시 묻자 "한 쪽 다리가 불편해서 몸의 균형을 맞출 수가 없어 발로 차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아들이 눈을 다쳤으니 너희들도 눈을 맞아보라'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들 또래와 '맞짱'을 뜰 수는 없지 않나. 내 잠재의식 속에 우리 아들이 다쳤으니 눈을 집중적으로 때렸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신문이 시작되기 전 재판장에게 "몸이 좋지 않아 팔을 좀 기대고 하겠다"고 요청해 허락을 받았으나 신문 중간에 턱을 괴고 답했다가 재판장의 제지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날 공판은 한화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지켜봤으며 김 회장과 한화 경호과장 진 모씨, 한화의 협력업체 사장 김모씨 등 피고인 5명이 나와 차례로 신문에 임했다.

첫 공판에서 김 회장은 청담동 주점과 청계산에서 피해자들을 때린 사실은 인정했지만 보복폭행을 계획했거나 전기충격기를 사용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