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승무·북 연주 솜씨도 과시
"제가 여기 대사로 있는데 장나라(26) 씨도 한중 수교 15주년 홍보대사입니다. 오늘 보니 같은 대사인데 제 위치가 장나라 씨보다 낮은 것 같습니다."
9일 오후 약 3천 석 규모의 베이징전람관극장에서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장나라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는 공연 오프닝 무대에 올라 "장나라 씨의 인기가 높아 부럽다"며 "장나라 씨는 노래도 잘하지만 사람이 착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한다. 오늘 콘서트가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 콘서트인 만큼 장나라 씨의 노래로 양국 관계가 친밀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김 대사의 바람대로 이날 장나라의 공연은 한중 팬들을 하나로 묶는 축제 한마당으로 펼쳐졌다.
1부는 장나라의 중국어 노래와 중국 전통예술 공연, 2부는 한국 히트곡과 한국 전통예술 공연으로 꾸민 데 이어 양국이 하나되는 무대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1부 첫 곡 '나라 인 차이나'부터 장나라는 중국 전통 의상인 붉은색 치파오를 입고 등장했다.
이어 용무늬가 그려진 붉은 대북 연주단과 우리의 가야금과 유사한 중국 전통 악기인 구정의 합주가 흥을 돋웠다.
중국에서 2집까지 내고 활동한 장나라는 여세를 몰아 '뚜이부치 부아이니(미안해 안 사랑해)', '워야오니 충바이(나를 따르라)', '추후이랴오(예상 밖의 일)' 등 중국어 곡을 메들리로 선사했다.
덩리쥔의 영화 '첨밀밀' 주제가를 부를 땐 환호가 메아리쳤다.
1부 엔딩은 소림사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중국 무술단의 공연 후 장나라가 중국에서 발표한 2집 타이틀곡 '쿵후'를 부르는 것으로 장식했다.
2부에서 장나라는 고운 한복을 입고 객석에 등장해 '스위트 드림(Sweet Dream)', '나도 여자랍니다' 등 국내 히트곡을 선사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 객석의 김 대사와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도움을 받아 꽹과리·징·장구·북이 어우러진 사물놀이 한마당도 펼쳤다.
장나라가 오랜 시간 연습한 끝에 익힌 승무와 북 연주가 이어지자 숨죽이던 객석에선 탄성이 터져나왔다.
승무를 출 땐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란 조지훈의 시 '승무'가 내레이션으로 깔려 운치를 더했다.
엔딩 무대에선 사물놀이·북 연주단·무술단·댄서팀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고 장나라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란 노래를 부르며 공연의 의의를 강조했다.
양국의 우정이 하나된 장면은 곳곳에서 연출됐다.
게스트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 상성(우리의 만담과 비슷한 중국 전통 공연예술) 배우 궈더강은 장나라의 아버지인 주호성 씨로부터 한국 팬클럽이 마련한 한복을 선물받고 크게 기뻐했다.
또 장나라는 한때 자신과의 열애설이 불거진 중화권 스타 허룬둥과 손을 잡고 무대에 올라 듀엣곡 '하오샹 뚜이니 슈어(마치 그대에게 말하는 것 같아요)'를 열창했다.
태극문양 부채를 손에 쥐고 노래한 허룬둥은 장나라에게 꽃바구니를 선물했고 장나라의 팬클럽이 전한 노란 한복 저고리를 입고서 "멋진지 봐달라"며 익살을 부리기도 했다.
그는 객석을 향해 "이 얼 싼(하나 둘 셋), 짱나라 니 용유엔스쭈이 빵더!(장나라, 당신은 영원히 최고예요)"라는 합창을 유도해 눈길을 끌었다.
공연 직후 만난 중국 여성 팬 리우후이(43) 씨는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를 본 후 순진, 명랑, 쾌활한 장나라의 팬이 됐다"며 "승무, 사물놀이를 처음 봐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기뻐했다.
한국에서 원정 관람 온 팬들의 응원도 무척 뜨거웠다. 부산 팬 16명과 함께 왔다는 정미자(39) 씨는 "주말이어서 남편, 아들과 함께 왔다"며 "드라마 '내 사랑 팥쥐'를 통해 장나라를 알게 됐고 '한번에 인기가 올라갔지만 천천히 내려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장나라의 말에 감동받아 팬이 됐다"며 공연 내내 목청 높여 열광했다.
붉은 종이 꽃가루가 허공에 흩어지는 속에, 한국과 중국 팬들이 함께 기립해 박수치는 모습은 이날 공연의 백미였다.
(베이징=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