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정신병원 의사 2명에 벌금형
정신병원 환자가 자신과 타인을 위협할 우려가 없는데도 계속 강제 입원시키는 것은 의사 재량권 남용에 의한 감금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이같은 판결은 법원이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대한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고 입원 환자들에 대한 인권을 더욱 존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종교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던 정모(37)씨와 오모(34)씨는 2001년 1월 경기도내 한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됐다.
정씨 등은 입원기간 내내 정신병이 없다고 주장해 왔으나 무시 당했으며 면회 온 지인에게 자신의 입장을 적은 쪽지를 건네주며 "변호사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 같은해 3월 겨우 퇴원할 수 있었다.
그 후 정씨와 오씨는 부당하게 각각 73일과 82일간 정신병원에 감금됐다며 A(43)씨 등 이 병원 의사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의정부지법은 "정신병이나 비정신병적 정신 장애가 있는지 여부, 입원 치료가 필요한 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의사에게 재량권이 있다"며 A씨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검찰은 이에 불복, 항소했다.
1년 2개월만인 8일 의정부지법 형사 합의2부(김명숙 부장판사)는 원심을 깨고 정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사가 환자를 일정기간 평가.관찰해 확정적 정신병이 없고 분노.불안감 등 단순한 정신과적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도 환자를 계속 강제 입원시키는 것은 부작위에 의한 감금죄에 해당한다"며 A씨 등에게 벌금 700만원씩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입원 행위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강제 입원후 한달 넘게 의사와 면담한 환자의 상태에 따른 퇴원 여부 결정, 즉 부작위에 의한 감금죄에 주목한 것이다.
정신보건법 제24조는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강제 입원된 환자로부터 퇴원 청구가 있을 때에는 정신과 전문의의 의견에 따라 퇴원이 가능한 경우 해당 환자를 즉시 퇴원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진료기록을 감정한 결과 A씨 등은 정씨 등에 대한 평가와 관찰을 통해 현실 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킬 만한 망상장애와 적응장애가 없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재우 의정부지법 공보판사는 "환자 자신의 건강 또는 타인의 안전을 위해 입원할 필요가 있는 경우란 자해 또는 타해의 위험성을 의미한다"며 "이번 판결은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대한 의미를 엄격하고 구체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정신병원피해자인권찾기모임은 이번 판결에 대해 "정신병원 운영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와 정신과 의사들이 강제 입원을 바라보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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