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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들이면 못 나가는 '사채의 늪' 서민 울린다

송욱

입력 : 2007.06.05 20:31|수정 : 2007.06.0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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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은행에서 이렇게 많은 돈이 풀렸는데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은 사채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연 2백% 살인적인 이자에도 불구하고 3백만 명 이상이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는데 오늘(5일)과 내일 이 문제 집중적으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송 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과.

은행과 카드 빚에 사채까지 이른바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5년 전 포장마차를 운영했던 박모 씨.

카드 빚에 허덕이던 박 씨는 사채에 손을 댔다 수렁에 빠져들었습니다.

[박모 씨/사채 이용자 : 천만 원 정도 사채를 빌렸는데 몇달 되니까 몇천만 원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무서운 돈인지 몰랐어요.]

사채 업자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가정은 붕괴 직전으로 몰렸습니다.

{박모 씨/사채 이용자 : 사채하는 사람들은 물불을 안가려요. 애들 학교 가는 것 좇아가고, 능력이 안되면 신체 포기각서 도 쓰래요.]

남편의 부도로 노점상을 시작했던 서모 씨.

은행 문턱이 너무 높다 보니 사채시장을 기웃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모씨/사채 이용자 : 이자가 다 못 갚으면 또 이자 붙여서 하기 때문에 몇 배가 되더라고요. 2~3천 이러면 거의 1억이라고 봐야 해요.]

정부의 사금융 실태조사 결과 이처럼 대부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329만명.

사채시장 규모는 18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업법상 이자율은 연 66%로 제한돼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등록된 대부업체의 경우 연 181% 무등록업체의 경우 연 217%의 살인적인 금리를 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모씨/사채 이용자  : 은행 쪽에서는 아예 안되더라고요. 저희가 들어 갈 수 있는 조건이 안 되고 자영업자들이 손 델 수 있는 곳은 단지 일수.]

실제로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은 700만 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대부업체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낮아지기 때문에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다시 이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결국 빠져나올 수 없는 사채의 덫에 걸리고 마는 것입니다.

[조성목/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팀장 : 금융권에서는 조회기록을 가지고 오죽하면 고금리를 취급하는 대부업자에 갔다왔을까. 이렇게 평가하고 신용등급을 낮추는 겁니다.]

이런 사이 대부업체는 등록된 곳만 만 75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불어 났습니다.

[정찬우/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 60%이상의 고금리를 지불하면서 사업을 한다고 하면 지금보다 경제력이 나아질 수 잇는 확률이 정말 없는 거죠. 그러면 서민층이 좀 더 저신용 계층이 확대될 수 밖에 없는거고.]

정부는 이자제한법을 제정하고 오늘 대책회의를 거쳐 서민들에게 6천4백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을 붙잡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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