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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폭행 남은 의혹 '범인은닉·경찰로비' 압축

입력 : 2007.06.05 14:50

김승연 회장 '몸통' 여부 관심


검찰이 5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보복 폭행 관련자 10여 명을 기소하면서 보복폭행 본 사건의 수사가 일단락됐다.

검찰 수사 결과 김 회장이 조폭을 조직적으로 동원하지 않았지만 보복 폭행을 위해 불러모은 사람 중 조폭 또는 조폭 출신 3명이 포함됐고, 한화그룹 비서실장이 계열사 김모 감사를 통해 맘보파 두목 오모 씨에게 1억1천만원을 건넨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검찰 공소장에 오 씨가 받은 돈이 김 회장의 지시로 건네졌는지, 오 씨의 도피 과정에 한화나 경찰 등 배후 세력이 개입했는지는 빠졌다. 이 부분은 보복폭행 수사 늑장ㆍ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특별수사팀의 과제로 남았다.

◇ 김회장이 건넨 돈의 명목은 = 검찰 조사 결과 오 씨가 사건 직후 한화그룹 김모 비서실장으로부터 한화리조트 김모 감사를 통해 현금 1억1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그룹 비서실장→한화리조트 감사→오 씨로 이어지는 현금 고리를 찾아내고 이 돈이 김 회장의 개인 자금이라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김 회장의 지시 여부는 공소장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서실장이 김 회장 개인 돈을 수천만원씩 여러 차례에 걸쳐 1억원이 넘게 빼내는 데 과연 김 회장의 지시나 묵인이 없었겠냐는 상식적 판단에 비춰봐도 금품 전달에 김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오 씨에게 건너간 돈의 명목을 밝히는 일도 검찰의 숙제다. 한화 측은 이 돈을 합의금 명목으로 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복폭행의 대가나 경찰 수사 무마용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오 씨 해외도피 배후는 = 보복폭행의 핵심 피의자였던 오 씨가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 사흘만에 캐나다로 출국하는 데 한화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수사 과정에서 강대원 수사과장을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밝혀진 오씨가 언론 보도 직후 수사가 본격화하자 돌연 출국하게끔 배후 조종한 인물이 있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오 씨의 도피를 주선한 사실이 드러나면 이를 주도한 한화 측 인사가 범인 은닉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오 씨 범인 은닉을 주선한 몸통이 어느 선인지도 관심거리다.

◇ 경찰 로비 있었나 = 한화 측이 사건 발생 이후 경찰 간부들에게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는 특별수사팀의 늑장ㆍ외압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돼야 밝혀질 전망이다.

경찰의 자체 감사 결과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사건 발생 직후 경찰 고위 간부들에게 무차별 전화 청탁을 한 사실은 드러났다.

그러나 전직 간부가 단순히 '사건을 잘 봐달라'는 수준의 전화를 한 것으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어려워 검찰은 단순 청탁 전화 외에 금품 로비 정황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화가 경찰 출신 고문 등을 통해 금품을 전달했거나 약속하는 등 '딜'을 시도했는지, 이택순 경찰청장이 어떤 경로로든 사건 발생 사실을 한화 측에서 전해들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 또한 과제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이날 관련자들을 기소하면서 그룹 비서실장과 한화리조트 감사, 오씨 등 6명을 분리 수사키로 한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이들이 보복폭행 본 사건 외에 경찰 로비 의혹에도 깊숙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