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천정배, 쌀지원 유보방침 한목소리 비판
범여권 대권주자들은 제21차 남북 장관급 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정부의 대북 쌀 지원 유보 방침을 일제히 비판했다.
통일부 장관 출신의 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6자 회담과 인도적 대북지원을 연계한 참여정부 방침은 과거 김영삼(金泳三.YS) 정부의 '정경연계'의 부활"이라며 비판한 뒤 "지난해 11월 안희정 씨 등의 베이징 접촉도 일관성 없는 대북정책과 비선의 폐해라는 점에서 YS 정부 때와 유사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2월 20차 남북 장관급 회담, 4월 13차 경추위 등에서 6자 회담과 대북 쌀 지원을 연계한 것은 '국민의 정부' 때부터 일관되게 유지돼 온 인도주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며 정부방침의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또 "국민의 정부 때부터의 인도적 지원 노력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 6.17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9.19 공동성명 등 한국의 적극적 역할이라는 결실을 거뒀지만, 지난해 북핵 위기 이후 대북지원 연계는 한국을 워싱턴과 평양을 바라만 보는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
이는 한국을 고립시키는 길로, 변화 하는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이 설 자리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선(先) 핵포기 주장에 언급, "이는 YS 정부의 노선과 일치하는 것으로, 미국의 네오콘도 거둬들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주장"이라면서 "한반도 상황과 완전히 동떨어진 냉전적 발상의 전형이며, 잘못하면 참여정부의 대북 인도주의 연계 정책이 이명박 노선과 궤를 같이 하는 모순에 빠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도 논평을 내고 "정경분리, 인도적 지원사업 지속, 한반도 평화의 남북 당사자 주도권 원칙은 국민의 정부 때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남북 교류의 3가지 원칙"이라며 "인도적 지원사업이 정치·군사적 사안의 지렛대로 활용됐을 때 상황이 오히려 악화됐던 경험은 우연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김 전 의장은 이어 "한국정부가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남북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여지를 주게 됐다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면서 "신뢰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출발이니 만큼, 쌀 차관 제공은 장관급 회담의 합의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논평을 통해 "쌀 차관 제공은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지 않고 어느 쪽의 눈치도 보지 말고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촉구한 뒤 "인도주의적 쌀 지원 유보 결정은 재고돼야 하며, 북한도 장관급 회담에서 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어긴 점에 대해 사과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비핵화 실현을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훈수정치'의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지속성을 거듭 강조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대선정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김심'(金心.DJ의 의중)을 업기 위한 '공들이기'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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