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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적 신변보호 요청 외면, 국가 배상해야"

김흥수

입력 : 2007.05.2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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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이 묵시적인 신변보호 요청을 받고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살인이 벌어졌다면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김흥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2년 20대 여성인 김모 씨는 헬스클럽에서 만난 이모 씨와 연인관계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 씨에게 이혼 경력과 함께 자녀까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김 씨는 결혼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이때부터 이 씨의 스토킹이 시작됐습니다.

수차례에 걸쳐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고 2004년 4월에는 김 씨 몰래 혼인신고까지 했습니다.

참다못한 김 씨는 그해 9월 부모와 함께 경찰서로 찾아가 "이씨를 처벌해달라"며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경찰은 애정문제로 빚어진 갈등으로 판단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한달 뒤 김 씨는 말다툼을 벌이다 이 씨에게 살해당했습니다.

김 씨의 부모는 "경찰이 신변보호 요청을 묵살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신변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직무상 의무 위반"이라며 유족들에게 7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일반 시민이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심각한 신변위협을 느꼈을 경우 경찰은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