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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경제] 숭어어란 명인, 김광자 할머니

입력 : 2007.05.23 12:00|수정 : 2007.05.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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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영암군의 김광자 할머니는 우리 전통 음식 '숭어 어란'의 명인입니다.

매년 4월 말 부터 5월까지 할머니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쁜데요.

이 맘 때가 일년 중유일하게 숭어 어란을 만들 수 있는 철이기 때문입니다.

[김광자/'숭어 어란'명인 : 숭어가 산란 직전에 4월 중순 부터5월 중순까지만 할 수 있어요. 그 때 채취를 안 하면 못합니다. 알을 낳아버리니까.]

산란기 암숭어의 알을 꺼내 소금물에 5일동안 담궈 불순물을 제거한 뒤 널빤지에 펴서 또다시 5일간 말립니다.

1차 건조가 끝나면, 이 때부터는 명인의 정성이 들어갑니다.

하루에 서너번 씩 참기름을 발라가며 약 20일간을 그늘에 말리는데요.

[김광자/'숭어 어란'명인 : 지는 해,뜨는 해를 쪼여야 맛도 제맛이 나고 그 것이 전통 방식입니다.]

이 숙성 과정을 거치면 색이 진해지면서 단단한 어란 고유의 모양을 갖춰갑니다.

어란은 조선시대 중궁전을 비롯해 왕실에 매년 4월 진상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요.

어란은 귀한만큼 먹는 법도 남다릅니다.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야 혀끝에서 살살 녹는 어란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김광자 할머니는 60년이 넘는 긴 세월, 장인정신으로 어란을 만들었고, 슬하의 5남매를 훌륭히 키워냈습니다.

정부에서는 할머니의 귀한 뜻과 공로를 인정해 1999년 해양수산부의 어란 제조 부분 명인으로 지정했는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해수부 지정 명인입니다.

[김광자/ '숭어 어란' 명인 : 나 혼자만 했었는데, 며느리, 큰딸이 이어준다니 더 고맙네요.]

이제 이 전통은 딸과 며느리가 이어받아 4대에 걸친 가업으로 맥을 잇고 있습니다.

[박만자/첫째 : 할머니 때부터 어머니까지 전통을 이어받아 하고 있거든요. 저도 이어받고자 하고 있습니다.]

[김광자/'숭어 어란'명인 : 내가 사는 동안에는 어떻게 전통을 이어야지, 영암 어란 전통을 이어야지 싶어서.]

사명감을 갖고 한국음식의 전통을 대물림 하고 있는 김광자 할머니,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명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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