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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실 통폐합에 언론·시민단체 우려 목소리

입력 : 2007.05.21 15:31|수정 : 2007.05.25 09:57

"언론의 감시 기능 약화", "정부 홍보 위주로 흐를 것"


정부가 각 부처의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을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에 대해 언론의 감시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언론학자와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은 21일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안은 언론계의 여론 수렴 등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치지 않은 데다 언론의 중요한 역할인 정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참여정부는 초기부터 '건전한 긴장관계'를 기반으로 한 언론정책을 펴왔으며, 이 가운데 브리핑제를 도입하고 기자실을 개방해 기사송고실로 바꾼 '개방형 홍보·취재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개방형 홍보시스템은 과거 정부와 언론간의 유착관계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으로, 정당성은 인정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와 언론이 적대적 관계로 악화됐으며 취재원과 기자간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됐고 브리핑제는 정부 홍보 위주로 부실해졌다는 부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은 이러한 개방형 홍보시스템의 부정적 효과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현재 출입처 제도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가 다원화되는 추세에서 기자실을 통합한다면 정부와 언론의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의 정립이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최영재 교수는 "예를 들어 국방부 출입기자가 세종로 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 브리핑을 받은 뒤 분야별 담당자를 만나러 용산에 또 가야 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번 방안은 정부의 홍보 편의주의로 흐를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복합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부분적인 논의만 이뤄진 상태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언론의 요구사항을 감안해 깊이 있는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은 "기자협회에서 기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확정해달라고 국정홍보처에 공문을 보냈으나 현재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기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일용 회장은 "현재 알려진 대로라면 취재지원 선진화가 아니라 언론에 대한 규제와 통제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발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정책실장은 "참여정부가 브리핑제를 시행하면서 정부의 정보 공개가 적어진 부작용이 있는데, 정보공개 제도는 손대지 않고 취재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양 정책실장은 "기사송고실 통폐합은 기자들에게 정부가 주는 대로 받아쓰기만 하라는 언론통제"라며 "민주정부에서 군사정권 시절의 언론통제를 하는 것은 반동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신태섭 대표는 "취재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은 국민의 알 권리를 가로막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산간 다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남재일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브리핑제도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한국 현실에 비춰보면 다소 과격한 정책으로 언론의 대정부 감시기능 약화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조준상 정책실장도 "출입처 위주의 취재 관행은 취재원에 대한 기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결국 취재 환경이 악화돼 보도자료 의존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실련의 박병옥 사무처장도 "기존의 취재관행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방향성은 동의를 하지만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며 "알려진 정부의 안대로 간다면 결국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쪽은 국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