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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로 데뷔하는 첼리스트 장한나

입력 : 2007.05.21 15:18|수정 : 2007.05.21 16:08

"지휘는 다른 연주자의 몸과 마음, 영혼을 빌려 만든 소리"


"첼로 연주랑 지휘의 차이점이요? 자기가 제 손으로 소리를 만든다는 것과 다른 연주자 100명의 몸과 마음, 영혼을 빌려서 소리는 만드는 것의 차이 아닐까요."

27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는 첼리스트 장한나(26)가 지휘대에 선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성남아트센터가 주최하는 제1회 성남 국제청소년 관현악 페스티벌(22-27일)의 마지막날 한국과 중국, 독일의 연주자로 구성된 연합 청소년 관현악단을 이끌고 베토벤 교향곡 7번과 코리올란 서곡 등을 연주하는 것.

첼리스트가 왜 갑자기 지휘자로 나선다는 것일까.

2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그의 말을 들어보니 '지휘자'라는 단어가 오래 전부터 그의 심중에 들어서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래 전부터 부모님한테 '네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왔어요. 지휘도 그의 일부죠. 얼마전 돌아가신 스승 로스트로포비치에게 지휘를 하겠다는 얘기는 못했지만 그 분의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첼로 뿐 아니라 지휘, 나아가 피아노까지 하셨잖아요. 생전 자신의 음악적 욕구를 충분히 채우신 것 같아요. 그 점이 제가 존경하는 부분이죠."

지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건 4년 전쯤.

퀘벡 오케스트라 심포니, 미국 오리건 심포니 등 음악감독을 지낸 미국 지휘자 제임스 드프리스트가 줄리아드 음대 학과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드프리스트의 지도를 받으면서 처음 지휘해본 곡이 베토벤 7번 교향곡이었다.

장한나는 성남아트센터 데뷔 이후에도 한동안 지휘자로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MBC와 올해 여름부터 2년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전곡(9곡)을 지휘하는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것.

1번은 제주시향과 7번은 서울시향과 녹화가 예정돼 있으며, '장한나의 베토벤 교향곡 스페셜'은 올 7월부터 MBC에서 15회에 걸쳐 방송된다.

이번 지휘자 데뷔 무 대와 MBC 베토벤 스페셜에서는 모두 장한나의 눈높이 해설이 곁들여 진다.

"야채나 과일을 아이들한테 먹일 때 '그 안에 들어있는 비타민이 이래이래서 몸에 좋아'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잘 듣나요. 그냥 보기 좋게, 예쁘게 음식을 만들어주면 알아서 잘 먹죠. 아이들한테 음악이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할 생각은 없어요. 음악 그 자체를 전달할 생각이에요."

"닮고 싶은 지휘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 많다"면서도 주세페 시노폴리와 로린 마젤을 꼽았다.

"시노폴리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처럼 여겼어요. 단원들의 마음까지 지휘하셨던 분이죠. 단원들의 눈빛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심을 잊을 수가 없어요. 반면 마젤은 완벽한 테크닉으로 유명하죠."

그는 "의상은 현대적인 연미복 준비했다"면서 "기대해달라"며 아이처럼 까르르 웃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