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8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5.18 기념사를 통해 지역주의 회귀 경향을 우려하고 '민주세력 무능론'에 강하게 항변한 것을 놓고 논란을 벌였다.
'지역주의 회귀 우려' 발언이 누구를 겨냥한 것인 지를 놓고 정파마다 해석이 엇갈렸고, 민주세력 무능론 항변에 대한 반응도 제각기 달랐다.
특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이 군사정권의 산업화 업적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남의 기회를 박탈해서 이룬 것'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두 유력주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반발했고, 민주당은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민생파탄과 국정실패의 책임을 호도하고 대선구도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요리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며 "노 대통령이 산업화시대의 경제적 성과를 폄하한 것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편을 갈라서 사회적 증오심을 유발시키려는 이분법적 흑백논리이자 한나라당의 두 유력주자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또 "노 대통령은 '민주세력이 무능하고 실패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을 겨냥했는데 한나라당은 좌파세력이 무능하다고 했지 민주세력이 무능하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민주세력과 국정실패 좌파세력을 등치시키는 것은 노무현식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회귀 운운하면서 현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했는데 김근태, 정동영 두 주자를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통합 논의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이며 한나라당을 지역주의 정당으로 매도하는 교묘한 여론조작"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5.18 기념식 행사직후 기자들에게 "진보진영은 무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 연설에 공감을 표시한 뒤 "한나라당 때문에 (지역장벽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선을 해내지 못했는데 정치개선을 통해 함께 해야 성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지역주의 회귀 우려' 발언에 대해 "민주화세력이 주도한 10년을 평가절하하고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에 대한 걱정이 큰 모양"이라며 공감을 표시하고 "범여권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지역주의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려는 한나라당이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키려는 것에 대한 경고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화세력이 먹고사는 문제에 무능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은 노 대통령이 연설에서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 데 대해 "결의를 갖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라는 뜻으로 이해한다"며 대응을 피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 회귀론'에 대해 "우리가 지역주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일축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은 사실상의 전국정당이었던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매도하면서 분당시켰고 '호남당 소리 듣기 싫어서 신당 만들었다'느니 '호남사람들이 나 좋아서 찍었나, 이회창씨 미워서 나 찍었지'라는 둥 호남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동서화합에 역행하는 언행을 하기도 했다"며 "한나라당과의 대연정도 그의 영남패권 의식을 노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민주세력 무능론 항변과 관련,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키는 격으로 노무현 정권의 국정실패로 인해 모든 민주세력이 무능한 것으로 일부 오인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전체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민주당은 강력한 중도개혁 통합정당 건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능력 있는 정권을 창출해 국민에게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 연설은 참여정부의 공과를 보자는 것인데, 공(功)은 있지만 대통령이 과(過)도 얘기했나"라고 반문했다.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민주세력의 성과와 정당성에 대한 노 대통령 언급에 100% 공감하며 지역주의가 있으면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할 수 없다"며 "광주와 6월항쟁 이후 민주세력은 민생평화를 이루고 지역주의를 극복해야 하며, 대통령은 망국병인 지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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