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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자식사랑·특권의식'이 부른 망신

김정윤

입력 : 2007.05.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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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실 젊은이들끼리 술을 마시다가 벌어진 싸움일 뿐인데, 어쩌다 이렇게 큰 사건이 돼 버렸을까요? 이 사건의 발단과 수사과정을 짚어 봤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사건의 발단은 단순 폭행 사건이었습니다.

지난 3월 8일 새벽, 김승연 회장의 둘째 아들이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북창동 술집 종업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져 눈 주위를 13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다친 채 집에 돌아온 아들을 보자 김 회장은 '아버지'로서 당연히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잘못된 선택이 나옵니다.

김 회장은 정당한 법적 해결 절차를 밟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적 폭력을 동원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회사 경호실 직원들과 협력업체 직원들을 동원했습니다.

또 비서실장과 측근들을 통해 연락을 받은 폭력배들도 속속 집결했습니다.

재벌과 조폭이라는, 언뜻 보면 어울릴 수 없는 두 집단이 결합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청담동 술집과 청계산, 다시 북창동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보복 폭행'이 벌어졌습니다.

[북창동 술집 종업원 : (같이 청계산에도 갔었다는 거죠?) 예. 다 갔습니다. 저희는 아버지한테만 맞았습니다. 김 회장님한테 맞았습니다.]

사건 이후, 그 날의 일은 완전히 감춰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모를 줄 알았던 사건의 진상은, 지난 달 24일부터 언론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김 회장의 '보복 폭행' 의혹 사건은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때도 김 회장은 또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을 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대신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모르쇠 전술'을 선택한 것입니다.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 (청계산 현장에는 계셨어요?) 전혀 모르는 일입니다.]

이런 '잘못된 선택'의 배경에는 재벌총수면 법조차 무시할 수 있다는 특권의식이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 : 경제영역은 물론 경제 바깥의 영역에 대해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벌 총수들은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김 회장은 결국 오늘(11일)에 와서야 "자식 사랑 때문에 후회스런 일을 벌였다"고 말했습니다.

[김승연/한화그룹 회장 : 저같은 어리석은 아비가 더 이상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올 초 전경련 회장 물망에까지 오른 재계 서열 10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무소불위 재벌'이라는 특권의식 때문에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해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