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지속 불구 잠정 폐쇄·철수 사실상 불가능
"피랍자는 석방됐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정부 당국자는 나이지리아 리버스 주(州) 포트 하코트 시 부근 아팜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납치된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9일 무사히 석방된데 안도하면서도 이 같은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는 니제르델타 지역을 중심으로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등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인 근로자 수는 800~90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만 지난 해 6월과 올해 1월 각각 한국인 피랍 사건이 발생한데 이어 또 한 번 홍역을 치르게 되자 정부 당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피랍사건을 겪은 뒤 2~4월 나이지리아를 포함, 한국기업이 진출한 위험지역에 정부합동 점검반을 파견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한 상황에서 또 다시 피랍사건이 발생한데 대해 정부는 크게 당황하고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납치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니제르 델타 지역은 석유개발 이권에서 소외됐다는 주민들의 피해의식과 그에 따른 연방정부에 대한 불만이 외국인 납치 등 과격행동을 낳는 배경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올해 들어 이 지역의 치안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현재까지 니제르 델타지역에서 납치된 외국인이 95명에 이르고 지난 1~5일에만 28명의 외국인이 납치되는 등 피랍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납치 단체들의 행태도 보다 거칠어 졌다.
이번 사건처럼 현장 경비를 하던 현역 군인이 목숨을 잃은 경우는 과거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납치 피해 자체는 물론 납치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생길 가능성도 심각하게 우려해야할 상황인 것이다.
정부 당국은 지난 달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만큼 오는 29일 신임 대통령 취임식 때까지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취임식 이후 1~2개월여간 치안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업계와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의 의견을 수렴, 내주 중 나이지리아의 우리 근로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의 '법칙'에 근거한 기업들의 이윤추구 활동을 안전만을 이유로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팜 발전소의 경우도 공사규모가 4억8천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국 업체가 맡은 공사장에 대한 잠정 폐쇄 및 사업장 철수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사장 폐쇄 등은 기업들의 이윤추구 활동을 강제로 막을 수 없다는 점과 한번 사업을 접을 경우 다시 진출하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라크처럼 나이지리아도 여행금지 지역으로 묶고 기업 진출을 최대한도로 제한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라크에 한국이 파병까지 하고도 기업 등의 진출이 제한돼 경제적 이익에서 소외되고 지적이 나왔던 터라 역시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대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9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 국민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기업활동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과 외국 원청업체, 이달 출범할 나이지리아 신 정부와도 협의를 해서 방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