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종합기술원, 초소형 혈액검사기 개발..내년 상용화
혈액 몇 방울만으로 콜레스테롤 측정에서부터 각종 간염 검사는 물론 유전병 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을 간단하게 진단, 30 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혈액 검사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이 장치가 상용화돼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 보급될 경우 수년내에 ' 재택 건강진단 시대'가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종합기술원(원장 임형규)은 생화학 검사뿐 아니라 혈액분석과 DNA 추출까지 가능한 초소형 혈액 검사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랩온어디스크(Lab-on-a-Disc)'로 불리는 이 검사기는 혈액 진단에 필요한 실험실의 각종 장비를 CD 모양의 디스크 장치에 집적시킨 것으로, 원심력만을 이용해 혈액과 시약 등의 유체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밸브를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기술이 없어 그동안 반응 단계가 간단한 생화학 분석분야만 상용화됐다.
삼성종합기술원은 CD플레이어의 작동 원리에서 착안해 다수의 밸브를 순차적으 로 개별 제어하는 '마이크로 밸브' 기술을 개발, 적용함으로써 검사기의 활용범위를 크게 넓혔다고 설명했다.
원심력을 이용해 혈액을 혈청과 혈구로 분리한 후 원하는 유체가 도관을 타고 흐르게 한 다음, 필요한 시점에 레이저를 이용해 열을 가하면, 밸브가 열려 다른 도 관을 타고 흐르게 하는 방식이다.
이 때 혈액이 시약과 섞이면서 나타나는 물질의 농도를 측정해 질병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간, 콜레스테롤, 신장, 심장 등의 생화학 검사를 할 수 있고 면역 혈청검사에서는 B형 간염, C형 간염, 류머티스, 암 종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전으로 인한 각종 유전병을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
대형 병원에서 피 검사를 하려면 하루 이상 걸리지만, 이 장비를 이용하면 생화학 검사의 경우 12분, 면역혈청 검사 30분, 유전자 검사는 20분이면 끝난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며칠 후 병원을 다시 찾아 가지 않아도 되고, 의사와 상담을 마치기 전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이상이 있을 경우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검사에 필요한 피는 혈액 검사를 하기 위해 손가락 끝을 찔러 나오는 몇 방울의 피(100μL)만 있으면 된다.
혈액 뿐 아니라 소변이나 침을 통한 검사도 가능하다.
혈액 대신 소변을 이용하면 요 단백, 요로 감염 여부를 알 수 있고, 침을 이용하면 갑상선이나 여성 호르몬의 이상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이 제품을 내년 중 상용화해 해외 시장과 국내 소형 병원을 중심으로 판매한 뒤,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춰 가정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소형 혈액검사기 세계 시장은 2010년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면서 "이번 제품은 생화학 검사만 가능한 기존 제품과 달리, 면역혈청, 유전자까지 검사할 수 있는 데다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 혈액 검사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이 혈액검사기 개발과 관련해 32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바이오기기 분야의 권위지인 '랩온어칩' 5월호에 두 편의 논문을 동시에 게재했다.
이 중 '원심력을 이용한 미세 유체기기에서 혈액으로부터 원-스톱으로 병원체의 유전자 를 추출하는 방법'은 표지 논문으로 채택됐다.
개발책임자인 삼성종합기술원 고한승 상무는 "이번 기술 개발은 삼성종합기술원이 지난 수년간 축적해 온 바이오 분야의 기술 역량을 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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