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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 법이 무너진 사회

입력 : 2007.05.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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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홍콩 느와르 영화를 방불케 하는 보복폭행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 회장과 그의 차남이 술집 종업원들을 직접 폭행했는지 여부는 차차 밝혀지겠지만, 적어도 김 회장의 지시를 받은 사람들이 일을 저질렀음은 확인되고 있습니다.

사실 자식이 폭행을 당했을 때 부모로서 화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김 회장으로서는 애지중지 금지옥엽이야 키운 자식이 얻어맞아 눈 주위가 찢어졌으니 분노가 치밀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법의 원칙과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적인 응징을 통하여 자신의 분노를 풀려고 하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총수 1인 지배체제라는 후진적 기업지배구조 속에서 제왕적 권력을 누리고 있는 재벌 총수가 어떠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경제영역은 물론 경제 바깥의 영역에 대해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재벌 총수들은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재벌 총수가 거액의 비자금 조성, 분식회계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일은 매우 드물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이들이 법을 우습게 볼 만도 하지요.

현재와 같은 재벌구조가 유지된다면 김 회장의 아들 중의 한 명이 언젠가 한화그룹의 총수가 될 것입니다.

김 회장께서는 '복수혈전'을 통하여 예비 후계자에게 무엇을 가르치시려고 하였던 것일까요?

현재 한화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려면 기업총수의 생각과 행동이 글로벌 기준에 맞아야 합니다. 

대기업 총수라면 그 지위와 재산에 걸 맞는 품격과 도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와 김승연 회장의 맹성이 있기를 고대합니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