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마지막 청정지대인 남극이 유람선 관광객들의 잦은 발길로 '환경 오염' 비상이 걸렸다.
올해 펭귄, 바다표범, 바닷새 등을 구경하기 위해 남극을 찾는 관광객은 3만명 가까이 될 전망이다.
10년 전에 비해 무려 4배나 늘어난 수치다.
남극 대륙에 머물 지 않고 통과하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3만7천명에 달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은 30일 보도했다.
올해 초 10만9천t급 초대형 유람선 골든 프린세스 호는 무려 3천700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남극지역을 항해했다.
이 유람선은 수영장 5개, 카지노, 9홀 골프 코스를 갖춘 떠다니는 궁전이다.
골든 프린세스를 가동하는 프린세스 크루즈 사는 내년에는 또 다른 초대형 유람선 스타 프린세스를 타고 16일 동안 남극 일대를 둘러보는 2천800파운드짜리 초호화 관광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1월에는 노르웨이 선박 노드캅이 남극 연안 디셉션 아일랜드에서 좌초하면서 소량의 연료가 흘러나와 바다를 오염시키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남극조사소의 존 쉬어스 박사는 "다행히 노드캅은 제거하는 데 매우 어렵고, 지속성이 강한 중유 대신 선박용 디젤유를 연료로 사용했다"며 남극이 처한 환경오염의 위험을 일깨워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쉬어스 박사는 해안선 근처에서 수백t의 중유가 유출될 경우 펭귄 수천 마리가 기름을 뒤집어 쓰는 사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쉬어스 박사는 또 대형 선박에서 연료를 소비하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고, 빙하의 해빙과 빙붕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열리는 남극조약 당사국 회의에서 영국 대표단은 남극 연안에서 선박이 좌초될 경우 연료 유출로 인해 남극 해안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엄격한 안전조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할 계획이다.
영국은 ▲얼음이 10% 이상 덮인 바다에서는 얼음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한 선박만 항해하고 ▲남극 일대를 항해하는 대형 선박은 비상사태에 대비해 구조용 선박을 대동해서 다니며 ▲유람선 승객은 유람선 안에서 남극을 구경하고 남극 땅에 발을 딛지 않도록 하는 규제조치를 제안할 예정이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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