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7년 4월 북한 개성공단
2007년 4월20일 오전 10시 4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땅 개성으로 달렸다.
잔뜩 찌푸린 하늘,부블부슬 내리는 봄비가 차창을 때리며 이방인을 맞는다.
부옇게 김이 서린 차창 너머로 60년 넘게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비무장지대(DMZ)의 순수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 그대로인 그곳에는 남북의 한민족을 그토록 갈라놓아 이젠 문화적 이질감마저 생기게한 이념과 대결의 흔적 조차 찾을 수 없다.
고요함속 평화의 땅.
남과 북, 우리 민족이 가야할 희망이 엿보인다.
주민들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인민군복을 입은 초병들의 눈길이 우리를 향한다.
중소기업인 100여 명과 함께 간 개성공단은 우리나라의 여느 공단 모습과 아주 흡사했다.
황해북도 개성시 일대의 개성공업지구는 총 2천만평 개발계획 면적 중 현재 1단계 100만평의 공단이 조성중이다.
서울에서 1시간, 평양에서 2시간 거리인 개성공단에는 신발, 가방, 섬유 등 노동집약적인 업종의 22개사가 가동중이다.
총 근로자는 1만3천명,20-30대가 70-80%로 주축을 이룬다.
통근버스 5대가 운행중이고 일부 근로자는 자전거가 출퇴근 수단이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한전 등 우리나라에서 개성공단에 파견 근무중인 근로자들도 7백40여 명이나 된다.
우리 근로자들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남쪽TV시청은 가능하나 통신시설이 열악해 e-mail사용은 안된다.
지난1월 현재 1억달러어치의 생산액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2천만달러는 수출을 했다.
이곳에서 만든 물품은 북한에도 판매가 가능하나 가격과 구매력 등 조건이 맞지 않아서 판매실적은 없다.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지난해 평균 근로시간은 주당 55.1시간, 이렇게 일해서 받는 월급은 67달러(수당포함).
기본급은 57.5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성공단을 방문하는 우리나라 정치인,기업인,공무원 등이 어쩔수 없이 먹어야하는 점심메뉴 한끼 식사비는 무려 35달러나 된다.
식당은 올초 열린우리당 김근태의장의 춤판 논란을 빚은 봉동관이다.

한번에 100여 명이 식사를 할수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의 단체 급식실과 비슷하다.
길게 이어놓은 식탁을 가운데 두고 옆사람과 몸이 닿을 정도로 다닥 다닥 의자를 붙여 놓았다.
점심값 35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대략 3만5천원꼴.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나 근사하고 맛있는 한정식을 먹을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곳 식당의 메뉴는 떡, 닭찜, 돼지볶음, 인삼찜요리, 오징어무침, 샐러드, 김치에 냉면 한그릇이 전부이다.

반주용으로 맥주1잔과 들쭉술 1잔이 곁들여진다.
누가봐도 남쪽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래서인지 입맛이 싸하고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북한 노동자들이 한달 내내 일하고 67달러를 받는 임금구조 속에서 봉동관 식당의 한끼 35달러 점심은 북한에게 더 없이 좋은 외화벌이가 되고 있다.
개성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지금도 한달봉급 67달러대 점심한끼 35달러라는 부조화가 머리 속에 남는다.
2007년 4월 개성, 그리고 북한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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