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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살에 전시회 갖는 하반영 화백

입력 : 2007.04.23 14:53|수정 : 2007.04.23 14:54

"이제 갈 준비도 해야 하니 시간이 없어"


90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화필을 놓지 않고 열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노화백이 있다.

주인공은 다음달 9-14일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 90세 기념 전시회를 여는 하반영 화백.

현재 활동 중인 화가 중 최고령인 그는 이미 2005년 미수전을 연 기록이 있다.

그런 그가 2년 만에 다시 개인전을 연다는 소식은 지역 예술계에 화젯거리일 수 밖에 없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신의 손을 거친 작품들'이라 찬사를 받는 사실주의 화풍의 정물화 및 풍경화, 그리고 말년에 이르러 꽃 피운 추상화 작품 등 6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그 가운데는 미수전 이후 2년 동안 30여 점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서양화가인 하 화백은 서예와 한문, 한국화, 구상화, 풍경, 인물화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 젊은 예술가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특히 작품활동 이외에도 이웃을 위한 봉사 활동에도 헌신하고 있다.

독거노인, 불치병 환자, 독립유자녀들을 위해 써달라고 지금까지 수십억대 작품을 기증해 오고 있고 매년 익산에서 `결식아동 장학금 및 생활비 지원을 위한 그림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결식아동 돕기에 쓰도록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10여년 전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하반영화백배 전국 론볼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지난 94년부터는 `하반영미술상'을 제정해 가난한 후배화가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7살 때 서예와 수묵화를 통해 첫 붓을 잡은 하 화백은 1931년 13세의 나이로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공모전 금상(1979), 미국 미술평론가협회 공모전 우수상(1987)을 받았으며 작년에는 89세의 나이로 일본 `이과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양의 피카소'라는 예칭을 받고 있는 하 화백의 작품에는 세상사에 초연하고 스스로 자초하는 치열한 극기의 삶 속에서 배여난 예술가 정신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다.

오는 10월 서울 전시를 계획하고 있는 하 화백은 "예술은 자신과의 싸움이며 자신의 혼과 사상과 철학이 담겨야 한다"며 "붓을 들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하 화백은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촛불을 켜고 겸허하게 두 손을 모으고 '오늘도 화공으로서 열심히 그리겠습니다'라고 기도를 드린다.

(순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