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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골프

정승민

입력 : 2007.04.23 11:47


노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기사가 오랫만에 신문지상에 등장했습니다.

대통령과 교분이 두터운 측근 인사와 함께 그 측근인사 소유의 골프장에서 라운딩했다는 것일 뿐 별다른 내용도 없었습니다.

사실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게 왜 기사가 되는지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에 전국이 재해상황이어서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게 부적절하다든지, 아니면 정말로 중요한 사람 (예를 들어 야당 대표, 여권의 대권주자들, 유수대기업 회장 등)과 같이 골프를 치면서 아주 중요한 얘기를 나눴다든지 속칭 기사거리가 되면 모르되 사실 대통령의 골프장행은 극히 자연스러운 대통령의 휴일 일상사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는 골프를 전혀 치지 못합니다.)

물론 골프가 아직 대중화된 스포츠는 아니고, 골프 한번치는데 일반 서민이 보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비용이 지출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연봉이 대기업 CEO급인 대통령이 그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면서 골프를 치는 것은 별 문제될 것 없는 취미내지 여가 생활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왜 굳이 대통령의 골프에만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언론은 그토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까요?

또 청와대도 골프얘기만 나오면 혹시 보도방향이 이상하게 나올까 여론의 동향은 어떨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노심초사하면서 구구절절 그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해명을 하고 나설까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대통령과 골프를 자연스런 한 묶음으로 보기에는 어딘지 부조화스러워 보이는 그런 한 구석이 여론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의 골프가 자연스러운 행동의 일환이 아니라 무언가 의미있는 행위라는 것이죠.

어떤 정치적 의미까지 담겨 있다고 보는 것이죠.

아마도 대통령의 골프재개가 공직사회에 주는 메시지도 있다는 식의 해석도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보입니다.

이제 대통령이 골프를 치니 사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외부인과 골프를 자제해온 공직자들이 한결  부담을 덜게 됐다는 식이 되겠죠.

또 재계에 대해서도 "시장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다. 앞으로 시장 친화적 조치가 나올 수도 있다'는 식의 상당히 과장되고 확대된 해석도 나돌지 않을까 보입니다.

실제로 과거 4년간 대통령의 골프기사가 나올때마다 그런 희망섞인 전망들이 어김없이 나오곤 했죠.

청와대 한 참모는 "이번 골프재개에 정치적 의미는 전혀 없다. 의미를 굳이 말하자면 이제 대통령도 좀 자유로와지겠다는 것이다. 아다시피 올해가 임기 마지막해다. 앞으로는 조금 자유롭게 휴일이면 골프도 치고 친구들도 좀 만나고,가고 싶은 곳도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전합니다.

대통령의 골프재개, 퇴임후 자연인의 생활로 연착륙하기 위한 개인적인 준비로, 그렇게 조금은 부드럽게, 조금은 너그럽게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다음 대통령부터는 더 이상 대통령의 골프가 얘기거리가 되지 않는 그런 분위기를 바라는 것은 아직 무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