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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빌딩 숲 사이로 나란히 줄지어 있는 기와지붕들.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한옥마을 풍경입니다.
지붕 위의 기왓장, 고풍스러운 문양이 그려진 담벼락은 한옥마을의 정취를 살리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는 한옥마을.
이러한 한옥마을이 몇 해 전부터 일부 부유층들에게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최문섭/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장 :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특별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유층들이 서울 강북에 있는 한옥마을을 별장과 투자 가치 수단으로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옥에 관심이 많아 새로운 보금자리로 정착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 중에는 게스트 하우스나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한옥마을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 (Q. 이쪽에 강남사람들 좀 많이 와요?) 많이 와요. 강남의 지주분들이 많이 사 놨어요. 가끔 와서 쉬었다 가고 그러겠지….]
한옥마을의 한 골목.
이 골목에 위치한 집들 가운데 대여섯 채는 외부에서 온 부유층의 소유라고 하는데요.
몇몇 집은 관리가 허술해 주인이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시세 차익을 노리고 사놓은 채 방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유층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인지 한옥마을의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5년 전에는 평당 4~5백만 원 정도 하던 것이 현재 개축을 하지 않은 한옥은 평균 1천 2-3백만 원.
개축을 한 집은 2천만 원에서 2천 5백만 원.
신축을 한 가옥은 3천만 원을 호가합니다.
[한옥마을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 (Q. 한옥 요즘 평당 가격이 어떻게 돼요?) 새로 지은 거? 그거는 4천만 원. (Q. 한옥이 평당 4천만 원이요?) (합치면) 얼마예요? 43평인데…계산해 보세요. 17억….]
한편, 부유층들의 한옥 소유가 늘어나는 이면에는 원주민들의 이주가 늘고 있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종로구청에 따르면 가회동의 인구는 지난 2003년에 비해 현재 10%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이 한옥마을을 떠나는 이유.
바로 불편한 주거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한옥을 개축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옥마을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 그 사람들(원주민)은 2천만 원을 정부에서 주지 않습니까? 그러면 1억 5천만 원이나 2억 원을 들여야 수리하는데, 돈이 없고. (수리기간이) 5-6개월 걸린단 말이에요. 지을 동안 살아야 하는데 (다른 집을 구할) 돈이 없어….]
양도세로 인해 현재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지만 요즘에도 한옥마을 주변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한옥을 찾는 부유층들의 전화와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옥의 투자에 신중을 기하라고 합니다.
[최문섭/서울부동산경제연구소장 : 한옥마을의 가치는 땅보다 건축물에 많이 있습니다. 이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는데요, 개인이 투자했을 때에는 공사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통 주거 집단으로 보존 가치를 높여야 할 한옥마을.
하지만, 원주민들의 이주와 일부 부유층들의 투자 바람에 한옥마을의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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