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운영자의 질책을 받다 홧김에 '그만두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해서 이를 사직 의사로 간주해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A 씨를 복직시키라는 처분은 부당하다"며 모 산업단지사업협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A 씨를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중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기획위원인 A 씨는 2002년 11월 말 열린 회의 때 건물 완공이 지연되는 것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사장의 질책을 받았다.
A 씨는 이사장과 논쟁을 벌이던 중 "싫으면 그만두면 될 것 아니냐. 같이 일을 할 수 없으니까 나가라"는 질책을 받자 가방을 챙긴 뒤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는 줄 아느냐"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사장은 A 씨가 사직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간주해 사직서도 받지 않고 인사위원회를 열어 규율 문란, 체면 손상, 무단 결근 등을 이유로 의원면직 처리했다.
부당하게 해고당했다고 판단한 A 씨는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해 복직 명령을 받아냈으나 조합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규율 질서를 문란케 하고 체면을 손상시킨 행위, 무단결근 등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A 씨에게 아무런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사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간주해 사직 처리한 것은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며 A 씨의 손을 들어 줬다.
대법원도 판결문에서 "A 씨가 사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조합이 A 씨를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고용관계를 종료시킨 해고 처분에 해당하며 사회통념상 고용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A 씨에게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