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론 형식은 당 사정에 맡긴다는 입장"
청와대는 13일 한나라당이 이날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18대 국회에서 포괄적인 개헌논의에 착수해 차기 대통령 임기 중 헌법을 개정한다는 기존 당론을 재확인한데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분위기이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나라당의 당론 결정 결과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고 "현 단계에서는 밝힐 입장이 없으며,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핵심관계자도 "지금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서둘러서 입장을 정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한나라당의 개헌 당론 재확인에 대해 이날 중 곧바로 입장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전날 노무현 대통령 주재 정무관계회의를 통해 개헌발의의 유보조건으로 '16일까지 차기 국회의 개헌에 대한 당론 및 대국민약속을 진정성과 책임성이 담보된 형태로 밝히라'고 촉구했던 만큼, 한나라당의 정책의총 결정 내용과 형식이 이러한 전제조건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정밀하게 검토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정당들의 입장도 지켜봐야 할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입장에 대해 즉각적으로 가타부타 반응을 내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최종적으로 청와대가 오는 18일 개헌발의를 강행하는 선택을 하든, 아니면 한나라당의 당론 채택 절차가 그나마 '성의'를 보인 것으로 간주하고 개헌발의를 유보하든 이에 따른 후속 개헌 정국 관리 대책도 세밀하게 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의원총회라는 한나라당의 당론 채택 형식에 대해서는 별 문제를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승용 수석은 한나라당 의총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가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요구한 '당론 채택'의 형식에 대해 "당의 사정들이 각각 다양해서 형식에 대해서는 굳이 별다른 조건이 없으며 어떤 형식을 갖추든 당론이라고 상식적으로 납득이 될 만한 상황이면 굳이 따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당론 채택 절차에 대해 "전당대회, 최고위원회의, 정책의총 등 각 당의 사정들이 다르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책의총 절차를 통한 당론 채택의 경우도 개의치 않겠다는 뉘앙스이다.
이 같은 입장에 비춰볼 때 청와대가 요구한 '개헌 당론 채택'이라는 최소한의 형식적 요건은 충족됐다는 평가도 가능해 보인다.
문제는 18대 국회에 추진하겠다는 개헌의 내용이다.
청와대는 차기 국회에서 개헌을 추진할 경우 '원포인트 개헌'(대통령 4년 연임제) 뿐 아니라 논의대상이 헌법 전반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원포인트 개헌' 내용은 반드시 포함시키고 약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개헌 추진 당론에 '4년 중임제를 위시해 모든 내용을 논의한다'라고 명시, '원포인트 개헌' 내용도 포함되지만 꼭 그것에만 국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개헌 내용에 있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견해차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전날 개헌의 구체적 내용보다는 "당론 채택 요구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내용은 추후 협상을 통해 탄력적으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날 즉각적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한나라당의 당론 채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말까지 냉각기를 갖고 18일 개헌안 발의 강행은 일단 유보하는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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