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플시험 접수가 시작됐습니다.
시험장이 3군데(상명대, 인천대, 나사랏대) 늘어났기 때문에 2/4분기에 시험볼 수 있는 인원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에 대한 추가접수였습니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순식간에 마감이 됐는지 토플 수험생들이 모이는 게시판은 허탈함과 분노를 나타내는 글로 도배가 됐습니다.
저도 오늘 오후 가봤습니다만...
접속이 안 된다는 말만 뜨더군요.
이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지난달엔 이런 일 때문에 응시권 뒷거래도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썼었죠.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1회에 시험을 볼 수 있는 사람은 2,500명인데요.
실제 몇 명이 접수를 시도하는지조차 ETS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버가 매번 다운되는 것은 접속자가 서버 용량을 넘기 때문인데요.
한미교육위원단은 서버 관리를 미국 본사에서 하기 때문에 최대 접속할 수 있는 범위를 모르겠다고 하네요.
분명한 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만큼 응시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토플 시험은 과거 종이에 시험을 보던 방식에서 컴퓨터로 시험을 보는 CBT를 거쳐 인터넷에 접속해 시험을 보는 IBT로 바뀌었습니다.
CBT 시절엔 매일 두 번씩 시험이 있었고,
응시 인원이 많으면 시험 횟수를 늘리는 것도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인원을 감당했다는 거죠.
그러나, CBT 역시 문제은행 방식이었기 때문에 시험을 보고 나온 수험생들이 후기라고 올린 것만 잘 외우고 가면 고득점이 가능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 대학 측에서 시험의 신뢰성을 문제삼았다고 합니다.
한국 학생들 점수는 매우 높은데, 와서 보면 아니란 거죠.
이에 한 번 쓴 문제는 바로 폐기 처분해 후기타는 게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했고 그래서 IBT로 바꿨다는 게 한미교육위원단의 설명입니다.
또, CBT 때 중국 후기 탄다란 말이 가능했던 것처럼 인터넷 발달로 세계 누리꾼들의 협동(?)이 가능했는데요.
당시 토플 카페에 가면 언제 중국 시험 문제, 일본 시험 문제 이런 것들이 복원돼서 쭉 올라왔고, 이런 걸 열심히 보고 가면 쉽게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걸 막기 위해 전세계 시험 시간을 통일시켜 버렸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는 시험 응시 인원이 많기 때문에 아침 9시나 저녁 5-6시 정도로 좋은 시간을 배정받지만 응시 인원이 많지 않은 나라의 경우 새벽에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답니다.
시험을 전세계 동시에 보기 때문에 접수도 당연히 동시에 시작하는데, 우리나라 수험생들이 가끔 ETS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새벽 3시에 접수를 시작하는 거냐란 불만을 터뜨리곤 했는데 이 맥락에서 이해가 되더라구요.
한국 수험생들의 접속이 폭주하면 미국 ETS의 서버가 다운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수험생도 접속을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응시 T/O가 2,500명인데 만약 접수 개시 30분만에 마감됐다면 이후 한국의 접속 회선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시험장이 꽉 찬 것 때문에 외국 수험생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는 거죠.
한국 수험생들이 왜 한국에선 접속이 잘 안되냐는 불만을 터뜨리는 것 역시 이 맥락에서 이해가 되더군요.
접수 통로는 인터넷과 전화 두 가지가 있는데, 전화는 사실 의미가 없습니다.
인터넷 접수 사이트가 모두 영문으로 돼있기 때문에 영문 사이트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을 위해 운영한다는 것이죠.
상담원이 전화를 받아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서 접수하는 겁니다.
하지만, 별도의 전화 접수 T/O는 없고 인터넷 접수와 똑같이 선착순이라서 인터넷으로 1분만에 마감됐다면 백날 전화해봤자 소용이 없는 셈입니다.
결국 해결책은 두 가지로 보입니다.
우선 근본적인 건 토플 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토플은 원래 유학(미국 대학 입학)을 위한 것임에도 국내 대학이나 특목고 등에서 점수를 요구하면서 과열됐다는 것이죠.
보다 현실적인 건 시험장을 늘리는 것입니다.
ETS에서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3월까지 1회 응시인원을 5천명으로 늘리는 것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고 합니다.
현재 ETS는 시험장이 반드시 대학이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건 시험의 신뢰성을 위해서라는데요.
CBT 당시엔 시험을 보는 과정을 모두 녹화해서 미국 본사에 보냈지만 IBT로 오면서 그런 검증 과정은 없어졌다고 합니다.
따라서 학원같은 곳에서 시험을 보면 부정 행위의 우려가 있다고 하던데...
IBT에서도 그 검증 과정을 부활하면 되는 건 아닌지 궁금하더군요.
한미교육위원단 말로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시험장으로 빌려주는 것도 꺼리기 때문에
자신들의 일정대로 시험장을 늘리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30일, 폴 램지 ETS 수석부사장이 미국에서 시험 응시인원을 늘리기 위해 대학이 아닌 곳도 시험장으로 사용하는 방안, 그래도 모자랄 경우 지필고사를 일부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미교육위원단은 자기들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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