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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공격하는 '양성자 치료기' 국내 도입

정호선

입력 : 2007.04.09 20:52|수정 : 2007.04.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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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무엇보다 고통스러워 하는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탈모나 구토증세입니다. 암세포는 물론 정상세포까지 파괴되기 때문인데 기존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현격히 줄일 수 있는 양성자 치료기가 국내에서도 본격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정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해 초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이 환자는 수술이 어렵다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양성자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한 달 동안 열세 번 치료를 받았고 경과는 만족스럽습니다.

암치료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식욕부진이나 구토 같은 부작용도 없었습니다.

[유승열/74세, 전립선암 환자 : 부작용이 적고 고통이 없습니다.]

꿈의 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 치료의 원리는 이렇습니다.

가속 장치를 통해 1초에 지구를 4바퀴 반이나 도는 속도로 빨라진 방사선 속 양성자가 암 조직만을 정확히 공격해서, 암세포의 DNA를 손상시켜 죽게 만드는 겁니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피부와 종양 사이의 정상 세포도 파괴되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반면 양성자 치료는 상당히 적은 양이 통과될 뿐 아니라 종양을 통과한 뒤에 바로 소멸이 돼서 그 뒤에 건강한 세포는 다치지 않습니다.

또 방사선치료는 몸속에서 방사선이 지나면서 강도가 약해집니다. 반면, 양성자 치료의 경우에는 방사선 강도가 종양 부위에서 최고조에 달해서 효과적으로 종양을 파괴시킵니다.

양성자의 표적치료 원리 때문에 덩어리를 갖고 있는 암에서 효과가 높습니다.

폐암이나 간암, 자궁경부암, 유방암, 직장암, 전립선암 등이 그것인데요. 

또 망막과 척수와 같이 암종양이 깊숙히 숨겨져 있어서 수술이 어려웠던 경우에 치료 전망이 한결 밝아지게 됐습니다. 

[조관호/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 : 양성자치료는 종양 부위에 모든 에너지를 방출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정지해버립니다. 그럼으로 종양 전후방에 있는 모든 정상조직을 보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양성자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은 전신질환이어서 불가능하고, 암이 전이된 경우도 재발 가능성 때문에 치료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위암처럼 조직의 특성상 수술요법이 가장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한 달에 약 7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치료비용은 아직 비싼 편으로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 정도가 필요합니다.

복지부는 저소득층 암환자를 위해 치료비를 감면해주고, 앞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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