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로 대구·경북지역 섬유산업이 재도약 기회를 맞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업체들에는 큰 혜택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대구·경북지역 섬유업계에 따르면 한미 FTA 타결에도 불구, 지역의 주요 수출품목인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 등 합섬 장섬유 직물은 대미국 수출에 있어 관세혜택을 거의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직물·봉제업체들 대부분이 중국, 남미, 동남아 등지로 이미 공장을 옮긴 상태여서 미국내 원사·원단 수요가 사라져 직접 수출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 다.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 수출되는 직물은 대부분 미국 업체의 역외생산공장이 세워져 있는 제3국을 거쳐 우회수출되고 있으며 이 경우 한미 FTA에 따른 관세철폐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의 핵심수출품목인 스포츠 아웃도어용 섬유의 경우 대량으로 거래되는 이 계열의 의류 특성 때문에 일찌감치 역외생산이 진행돼 미국 직수출 물량이 '0'에 가까워 관세혜택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대미수출 중개업자는 "수출 중개하는 전체 섬유 가운데 미국 본토로 들어가는 물량은 1~3% 정도에 불과하다"며 "FTA로 관세가 철폐돼도 수출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본토로 수출되는 섬유는 촉박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미국에서 직접 봉제하는 제품용 원단이나 여성복 등 고급의류용 원단이 대부분이다.
제품용 원단의 경우 관세철폐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다소 수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고급의류용 원단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가격보다는 품질을 중시 하는 고가 바이어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전체 수출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섬유업체 관계자는 "미국 본토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가격보다는 퀄리티를 중시하는 고가 바이어들이어서 납품 가격은 큰 의미가 없다"며 "경쟁상대인 일본제품의 품질을 능가하지 못하면 FTA타결에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다.
또 고급의류용으로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직물의 경우 관세 즉시 철폐 대상이 아닌 5년 이내 철폐대상으로 지정돼 당장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봉제 산업의 경우 한국 원단을 사용하고 있는 고급의류브랜드 등 미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한국 업체에 봉제를 맡길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사양산업화된 이상 큰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섬유 총수출액은 21억9천9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은 2억7천800만 달러를 차지했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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