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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유시민 보건복지 장관 사의에 '촉각'

입력 : 2007.04.07 15:12

한나라 "국민연금법 부결 책임 떠넘기기"…열린우리 "뜻밖" 반응속 당 분열 초래 우려


정치권은 7일 유시민(柳時敏) 보건복지 장관의 전격 사의 표명과 관련, 그 배경과 향후 거취 등을 놓고 촉각을 세웠다.

우선 유 장관이 `국민연금 개혁'을 임기내 반드시 이루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온 만큼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의를 내비친 것은 뜻밖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 유 장관이 범여권내 잠룡(潛龍)으로 거론돼왔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에서도 이번 사의표명이 다른 정치적 복선이나 개인적인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은 유 장관이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 사태를 빌미로 정치권 전체를 국민연금 개혁에 반대한 세력으로 몰아붙임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퇴 카드'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의 장관직 유지 여부에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논평에서 "유 장관이 표면상으로는 국민연금법이 통과되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하나 그보다 다른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국민연금법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법안 자체에 문제점이 많았기 때문인데도 정치권이 의무를 해태해서 그런 것처럼 여론을 몰고가는 것은 정치적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유 장관은 장관직 사퇴 카드를 정치권 압박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정략적 태도를 버려야 하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국무위원의 거취를 갖고 입법부를 통제하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유 장관이 범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임을 언급, "유 장관이 사퇴할 경우 정치적 중립 내각이 구성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나, 국민의 미래를 설계하는 국민연금법이 유 장관 개인의 대선전략 설계에 이용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전재희(全在姬) 정책위의장은 "유 장관이 재직을 하든, 사직을 하든 국민연금 개혁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라며 "장관 한 명의 진퇴가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을 변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경화(高京華) 제6정조위원장도 "열린우리당 내에서 유 장관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사퇴했다는 소문도 있고, 통합신당모임 등 탈당파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설도 있는데 부디 정치적 의도가 없는 순수한 뜻의 사퇴 표명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유 장관의 사의 표명이 뜻밖이라며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의 당 복귀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우리당 조정식(趙正湜) 홍보기획위원장은 "유 장관은 6월까지 내각에 남아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실패한 장관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 측면에서 사의표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상호(禹相虎) 의원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국회 부결 책임을 지고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정치권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한 초선 의원은 "유 장관이 돌아오면 당으로선 정말 부담"이라며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면서 노 대통령과 정치적 책임을 같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당내 친노(親盧)세력의 대표주자라로 할 수 있는 유 장관의 당 복귀가 당내 내분을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대통합신당 추진작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

한 최고위원은 "당에 돌아오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탈당을 벼르는 사람들에게 탈당의 빌미를 주면서 분열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 초선의원도 "유 장관이 복귀하면 친노세력대 비친노세력간 대립구도가 확연히 형성됨으로써 추가 탈당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규모 탈당을 촉발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이 속한 참정연 소속 한 의원은 "뭐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자기 플랜에 맞춰 사임을 결심했다고 본다"며 "앞으로 `정치인 유시민'의 드라이브를 걸지 않겠느냐"며 유 장관이 자기정치를 하면서 대권행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한나라당과의 `정책 공조'를 통해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던 민주노동당은 유 장관이 국민연금 개혁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회피한 채 무책임한 선택을 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성희(金成熙) 부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기초노령연금법의 거부권 행사가 거론되고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유 장관 본인이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