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연구원 박사 감염경로 연구서 주장
소나무류(소나무·잣나무) 재선충병의 감염경로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재선충병은 매개충이 이동하면서 자연적으로 확산된 것이 아니라 감염목 밀반출 등 사람에 의해 옮겨져 퍼졌다는 '인위적 확산론'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30일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권태성 연구원이 진행 중인 '재선충병 감염 경로 연구(가칭)' 내용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류 재선충병은 1988년 부산 금정산 소나무림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2005년까지 경남.북과 울산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55개 시·군·구에서 100만여 그루가 감염됐다.
이 가운데 경북 구미·경산·경주·양산, 대구의 경우 2000-2001년 사이 집중적으로 재선충이 발생했는데, 모두 경부고속도로와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7-2001년 재선충이 극성을 부려 산림이 초토화된 함안과 진주를 비롯한 김해·진해·창원·마산·사천 등 경남 지역은 남해고속도로와 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울산(울산고속도로), 포항(익산포항고속도로), 경북 안동·칠곡(중앙고속도로), 전남 목포(서해안고속도로), 강원 강릉·동해(동해고속도로) 등 지금까지 재선충이 발생한 지역은 모두 고속도로 인근이다.
권 박사는 "우리나라 지도에 재선충병 감염 지역과 고속도로 노선을 겹쳐 그려보면 감염경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몸 속의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전이되는 것처럼 재선충병도 고속도로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재선충병이 경기 광주·남양주, 강원 춘천·원주 지역의 잣나무로 옮겨진 것도 '감염지도'에 대입해 보면 역시 중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에 접해 있다고 권 박사는 설명했다.
권 박사는 "재선충병 감염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제하고 "감염지도로 볼때 재선충병 방제특별법이 발효된 2005년 9월 이전에는 감염목이 국내 주요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 발효 이후에는 감염목이 밀반출됐거나 확률은 극히 낮지만 매개충이 등산객 몸에 붙어 옮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남양주=연합뉴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