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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 폐기됐을 수도"

조성원

입력 : 2007.03.27 21:45|수정 : 2007.03.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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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베 총리의 애매한 사과 후에도 일본 언론과 각료들은 망언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고노담화의 주인공인 고노 중의원 의장이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가 폐기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도쿄 조성원 특파원 입니다.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지인 요미우리 신문은 오늘(27일)자 한면을 털어 '기초부터 알아보는 위안부 문제'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위안부는 당시 인정되던 공창 제도가 전쟁터로 옮겨진 것일 뿐이며, 베트남과 한국 전쟁 때도 위안부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일본군이 위안소를 관리하긴 했지만 강제 징집에 관여한 증거는 없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옹호했습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 신문도 일본에 대한 외국 언론들의 비난은 미국과 일본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시모무라 관방 부장관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시모무라/관방 부장관 : 직접적인 강제 동원의 증거는 없다고 봅니다.]

반면 아베 총리 본인은 몸을 최대한 낮췄습니다.

[아베 총리 : 이 자리를 빌려 총리로서 위안부들에게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자신의 홈페이지에서는 위안부 문제가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며 이를 고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총리 라는 지위 때문에 겉으로만 고개를 숙일 뿐 본심을 숨기고 있는 셈입니다.

언행에 제약이 따르는 총리를 대신해 보수, 우익 언론과 정부 각료들이 대타로 나서서 목청을 높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본이 범죄의 중대성을 인정하고 솔직하고 책임있는 태도로 대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안부 문제는 아시아 당사국들 간에 해결할 문제라던 미국이, 일본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이런 가운데 고노 중의원 의장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위안부 강제동원의 증거가 폐기됐을 가능성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고노 의장은 특히 고노 담화의 수정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호시/아사히 신문 논설위원 :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고노 담화를 수정하자, 또는 위안부 결의안을 취소하라 하는 사람들은 전체로 볼 때 마이너리티(소수)입니다.]

우익 성향의 아베 정권은 일본이 전범국가의 멍에를 벗기 위해서는 위안부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지만, 오히려 이 문제가 아베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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