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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탈당...

주영진

입력 : 2007.03.22 13:09


혹시 해서 말씀드리는데요, 이런 사람 있어요........"

웃찾사의 <친절한 형수씨>가 틈만 나면 상기시키는 말입니다.

"그만해... 너 안 멋져....니네 안 어울려..."

웃찾사의 수달들이 불균형 커플을 향해 매주 뱉어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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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라는 제목이 스스로도 생뚱맞아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열린우리당의 탈당파들에게는 일정한 형식이나 틀이 없어 보입니다.

뭔가 끓어오르고는 있는데 그 걸 어떻게 표현해 내야 할 지 모르겠고, 신들의 구상에 대한 확신이나 자신은 웬지 작아보이고,

에라 모르겠다 서글픈 세상 곡조나 부르다,돌아서면 어느새 제 자리인 그런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사설이 길었습니다.

정치권, 여당, 탈당, 그런 말 지겨울 겁니다.

옆에서 취재하는 저도 사실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집단탈당이라는 형식으로 여당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백발이 상징인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관료,전문가출신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한 의원들입니다.

개별적으로 당을 떠난 임종인,이계안,최재천,천정배,염동연의원과 다르게 이들은 20명정도가 한꺼번에 나가겠다고 합니다.

한 달 정도 나름 치열한 토론을 거쳐 결국 외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게 낫다고 판단한 사람들이죠.

이 의원들 때문에 오늘밤에는 (2월5일) 고생을 좀 했습니다.

며칠전부터 기자들의 관심은 정확하게 몇명이,언제 탈당을 선언하느냐에 쏠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들이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줄 듯 해 긴장이 고조됐죠.

오후 내내 의원회관에서 김한길,강봉균 두 사람은 물론 나름대로 집단탈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양형일,변재일 의원 등등이 정말 부지런하게들 왔다갔다 했습니다.

김한길 전 원내대표 방앞에는 아예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구요.

말이 말을 만들어내듯 여기서 "오늘 밤에 모인다지 아마?" 하면 저쪽에서 "밤 11시,시내 한 호텔이라며?"가 화답하더군요.

이런 풍문들은 조금씩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구체화되다가 어느 한 순간 하나의 사실로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실제로 오늘도 그랬습니다.

기자들에게 노출되기를 극도로 조심하며(이 부분이 사실 정치인들과 정치부 기자들이 얽히고 설킨 악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언론을 통해 각광받고 싶어하면서도때로는 언론때문에 될 일도 안된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입니다.)

밤 11시 시내 한 호텔로 모일 것을 연락책을 맡은 의원이 문자로(의원들도 문자 활용 잘합니다.) 일제히 날렸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문자를 날린 의원이 그 직전 저와의 통화에서 "아,오늘은 그냥 들어가세요.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구요, 내일 탈당할지,모레 탈당할지는 물론입니다. 그리고 저는 술을 좀 마셔서 지금 집에 들어와서 자려고 합니다. 잠이 쏟아져서 죽겠습니다. 미안합니다.내일 보죠"라고 말했다는 거지요. 그 것도 정말 술을 많이 마신 듯 약간 혀를 구부리는 어투로...

순진한 저는 일단 그 말을 믿었습니다.

제 후배는 "직접 그 의원에게 들은 건 아니지만 그 의원이 어느 의원에게 문자로 장소를 정해 보냈다고 합니다."고 알려왔었는데 실제로 통화가 된 의원은 전혀 다른 말을 했으니 직접 들은 말을 믿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대로 믿기에는 미심쩍은 데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다른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있는데, 어느 의원실에서 "맞네요. 밤 11시 모이라고 문자 받았습니다. 의원님 가고 있습니다."고 확인전화를 주더군요.

결국 연락책 의원은 아주 훌륭하게 연기를 해낸 셈인데, 내일 저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 지 궁금하네요.

더 재미있는 건 결국 그 심야회동이 기자들에게 알려졌다는 이유로 차를 타고 달려가던 의원들이 다시 취소됐다는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 것이지요.

한 밤중에 20명 남짓한 헌법기관들이 서울시내를 왔다갔다 한 셈이지요.

왜 그랬는지는 탈당 기자회견장에서 밝혀질 거라 생각합니다.

자신있게 말하던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이 안돼서 그랬던 건지, 아직 탈당의사가 불확실한 의원 몇명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이 기자들의 취재에 부담스러워 할 것 같아 그랬던 건지 ...


 ---- 집단탈당파 혹은 탈당파의원들은 탈당의 이유로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니들이 누구 때문에 국회의원 됐는데 당 지지도가 바닥이라고 이제와서 의리 없는 놈들 같으니라는 타박이 더 많아 보입니다)

"나가는 죽고 가만히 있어도 죽는다면,뭔가 시도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합니다.

(니들은 그냥 앉아서 죽는 게 그나마 낫다는 반론또한 많아 보입니다.)

정치인의 말을 100% 믿는다는 것은 제가 오늘 겪은 일처럼 어리석고 어려운 일일 지도 모릅니다.

탈당하는 의원들이나 남겠다는 의원들이나 속으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가장 우선시 하는 경우가 가장 많을 겁니다.

그 걸 위해 자신도 모르게 포장하고 정당화하는 습관에 젖어드는 것 또한 사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신의 손으로 뽑아놓은 정치인들을 무조건 비판하고 폄하하고 불신하는 것은 불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을 듣고(굳이 분석하지 말고) 기억하고 나중에 그의 행동으로 검증,평가하는 게 더 맞는 것 아닐까요?

최근 신문사설이나 기사를 보면 여당 탈당파의원들을 향해 명분없고 염치없는 짓이라고 거의 대부분 부정적으로 평가들을 하더군요.

그 지적이 타당하다면, 탈당했거나 하려는 의원들의 말중에도 타당한 구석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탈당파 의원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했는지는 1년안에 드러날 겁니다. 대의였는지,이기였는지 말이지요.

제가 여전히 순진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건곤일척의 승부를 앞두고 어떤 정치세력이든, 정치인이든 모든 것을 걸고 승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들이 보여준 혼신이 정당했고 보기에 아름다웠는지는 표로 심판하면 되는 일입니다.

물론 여기는 민주국가니까 그 과정을 지켜보며 인터넷 댓글처럼 탈당파의원들을 마구 욕해도 되고, 그들이 하든지 말든지 무관심해도 됩니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한 번쯤 귀를 열어줄 수도 있겠지요.

오늘 밤 전격적으로 모임을 결정했다가 전격적으로 취소한 탈당파 의원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할 수 없음으로 몹시 피곤한 상태에서 글도 두서가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탈당파 의원들의 얘기를 조만간에 명확하게 들어볼 수 있을테니, 그 때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도 나름 판단을 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