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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GT의 또다른 시작

주영진

입력 : 2007.03.22 11:48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가 끝났습니다.

전북 무진장(무주-진안-장수) 출신의 정세균 의원이 새로운 의장으로 추대됐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곳의 승리를 지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어깨에 온 세상이 눌러 앉은듯한 책임감을 느낀다고도 했습니다.

이제 열린우리당은 명운을 건 새로운 장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간도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길어야 넉달, 짧으면 한달이면 열린우리당의 미래가 어찌될지 윤곽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전당대회를 마치고 난 뒤에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진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정동영-김근태 두 전직 의장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도는 극히 미약하지만, 그래도 열린우리당 입장에서는 유력한 차기 주자들입니다.

이들이 살아온 인생역정과 정치노선의 차이만큼이나 사라진 이유도 많이 달라 보입니다.


- 정동영 "여의도를 떠나 민심의 바다로..."

정동영 전 의장은 지금 광주에 있습니다.

부인과 함께 전주를 거쳐 광주로 갔습니다.

설연휴기간동안 호남에 머물며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합니다.

서민들의 눈물과 한숨,분노의 목소리를 그대로 들으며, 그 곳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한 측근의원은 전합니다.

다른 곳도 아닌 호남을 선택했다는 점이 눈에 뜨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퇴장과 민주당-열린우리당의 분당 이후 뚜렷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호남지역의 대표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정동영 전 의장과 경쟁할 사람은 이제 막 의장이 된 정세균 의원과 탈당을 결행한 천정배 의원이 될 것 같습니다.

남다른 정치적 열정을 자랑해온 호남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정동영 전 의장은 2004년 1월 열린우리당 창당 전당대회에서 첫 의장이 된 뒤에 몽골기병론을 외치며 민심대장정에 나섰던 적이 있습니다.

분당 책임론으로 힘겹게 출발했던 열린우리당의 지지도를 상당부분 끌어올렸던 기억이 새로울 것 같습니다.

대선을 불과 10달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동영 전 의장의 2차 민심대장정이 의도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정 전 의장측이 밝히는대로 이번 장정을 통해서 그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탈당이나 대선출마 여부까지 포함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한 측근 의원은 정 전 의장이 탈당을 결심했었다는 얘기까지 전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정동영 전 의장에게는 건곤일척이 될 겁니다.


- 김근태 "독배의 상처를 씻고..."

김근태 전 의장에게는 휴식이 가장 큰 일인 것 같습니다.

의장을 맡을 때부터 독배를 마신다는 표현을 썼던 김전 의장은 의장을 그만두면서는 독배로 인한 독을 빼야겠다는 말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힘든 8개월이었다는 얘기겠지요.

인터뷰도 거절할 만큼 전당대회 바로 다음날부터 휴식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설연휴는 집에서 보낸 뒤에 다음주에는 제주도로 가서 휴가 겸 새로운 행보의 첫 발을 내딛겠다고 합니다.

큰 꿈을 갖고 있는 정치인 누구나 그렇듯 어디를 가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휴식도 취하면서 이들과 미래를 논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들립니다.

김 전 의장에게는 상대적으로 권력욕이 덜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측근들은 "칭찬이자 비판"이라고 합니다.

자기주장이 확실하기로 유명한 민주당 박상천 전 대표도 "김근태의 정치노선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그의 인품때문에 그를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김 전 의장의 측근들은 바로 이런 이유로 혹시 김 전 의장이 대선출마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입니다.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재집권을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사람이 김근태라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김 전 의장은 저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중심으로 우리 세력의 역할을 논의하기 보다는 우리 세력을 중심에 두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할 일을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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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출마를 염두에 둔 정치인들에게는

정책- 조직 - 돈 - 권력의지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동시에 시대정신으로 표현되는 국민들의 공감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뚜렷한 차기주자조차 없이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여권 입장에서 위 두사람의 선택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두 사람이 끝까지 가겠다고 선언한다면 그 만큼 외부인사가 새로 참여할 가능성은 줄어드는 대신에, 두 사람이 포기의 문을 열어둔다면 그 반대의 상황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고 있는 정동영 - 김근태 두 사람을 설 연휴가 끝난 뒤에는 한 번 만나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기사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좋은 얘기라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