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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접시를 깨자"

주영진

입력 : 2007.03.22 11:38


'타타타'라는 노래로 유명한 가수 김국환씨의 노래 중에 "우리도 접시를 깨자"는 곡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남편들도 아내를 돕는데 인색하지 말자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접시를 깨는 남편들이 이제는 제법 되겠죠?

그런데 오늘 오전 여당의 한 회의장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 혼자서 살짝 웃기도 했지만 사실은 진지한 상황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열린우리당 당직자 조회자리였습니다.

집단탈당으로 큰 위기에 빠졌던, 원내 1당에서 2당으로 전락한 여당의 당직자들 앞에서 정세균 새 당의장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세균 의장은 당선되기 이전부터(물론 혼자 출마했고 투표 없이 무투표 당선되기는 했습니다만, 어쨌든 당선이라는 형식을 띤 것은 틀림 없습니다.)

이른바 투-트랙을 늘 강조해왔습니다.

즉,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대통합 신당을 차질없이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하다가 막판에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저는 늘 접시 얘기를 합니다. 제 지론인데요,

찬장에 접시가 있는데 쓰기가 아까워서 가만 놔두면 먼지가 쌓입니다.

그렇게 두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접시를 꺼내서 깨끗이 씻고 다시 정리하거나 쓰는 게 나은건지 생각해 봅시다.

접시를 꺼내서 닦다 보면 실수로 접시를 놓쳐서 깰 수도 있지요.

나는 접시를 깨더라도 그런 시도를 하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열심히 하다가 보면 실수도 하고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저는 얼마든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저는 비겁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부터 저는 항상 여러분의 전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언제든 연락주십시오"

새로운 출발, 그 것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현 상황에서 나름 무거운 얘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정세균 의장의 속내가 읽혀집니다.

비단 여당 당직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겠지요.

하여튼 정세균 의장은 진정한 의미의 구원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백척간두에 선 여당을 어떻게 부활시킬지, 아니 여당이 늘 강조하는 것 처럼 민주평화개혁세력의 대통합에 여당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지가 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정의장 혼자 하는 일은 아니지만, 정의장의 실패는 곧 열린우리당의 실패요, 소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정의장의 접시 얘기를 들은 한 당직자는 "깨고 싶어도 깰 접시나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되새겨봤다."고 전하더군요.

여당 사람들이 앞으로 얼마나 접시를 깰 지 지켜보는 것은 취재기자인 저의 특권이 될까요?

심각한 얘기를 들으며 혼자 웃은 저의 결례를 여당 사람들이 이해해 줄까요?

* 이 와중에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길 확률은 99%다"라고 말한 유시민 장관을 향한 여당 내부의 강한 반발이 전해져 옵니다.

유재건 의원은 출당 요구를 하면서 "그 양반이야 당을 떠나도 말 잘 하고 일도 잘할 것 아닌가?"하고 노골적으로 비아냥 대더군요.

지역 당원들이 묵과해서는 안된다고 하도 강하게 요구해서 지도부에 출당 요구를 전했다고 합니다.

이 건 아직 아무데도 쓰지 않은 얘긴데요,

여당 최고위당직자는 "부적절한 발언이기는 하지만, 윤리위회부까지야 가겠나?"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의원들의 반발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유시민 장관은 이렇게 여당안에서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늘 화제의 중심에 서 있더군요.

제가 들은 얘기로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기는 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