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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며 연봉은 올리나?

정명원

입력 : 2007.03.20 11:14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연일 위기론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감원 자료를 보니 이들 기업이 임원들의 연봉은 계속 올리고 있었습니다.

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실적이 안 좋아 위기라는 기업들이 임원 연봉은 최근 몇년 간 매년 20%씩 올렸거든요.

올해도 10대 그룹의 1인당 평균 보수가 7억 4천만원입니다.

지난해보다 19.24% 오른 거죠.

반면 예상하신대로 사원들의 임금은 별로 오르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만 보면 올해 사무직 임금 인상률이 2.25%인데 이사 13명의 연봉은 무려 83.33%나 올랐습니다. 만약 임원들이 탁월한 경영을 했고 사원들은 업무능력이 좋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가 이해가 갈 텐도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증권선물거래소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11.8% 였거든요.

그러니까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서 118원의 이익 밖에 못 냈다는 건데 외국기업 같으면 이런 영역이익률을 냈는데도 경영을 맡은 임원연봉을 이렇게 올리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개별 기업의 직원 연봉문제이고 대부분의 기업이 이사 보수 한도를 다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경영자 단체들이 앞다투어 위기론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면 앞 뒤가 안 맞는다는 거죠.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는 어제(19일) 경제발전을 위해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자제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영자총연합회도 올해 근로자 임금인상률 기준을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2.4%로 제시했는데 역시 임원들의 임금 인상률은 이 보다 8배나 높은 수준을 제시했습니다.

위기라서 희생을 해야한다면 경영진이 먼저 모범을 보이거나 적어도 고통을 분담해야 임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기이기 때문에 대처하는 방식이 직원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하고 임원들은 오히려 더 높은 연봉을 받는다면 갈등을 조장할 뿐이지 화합해서 위기를 대처하는 방식은 아닐 것입니다.

문득 위기에 빠진 'GE'를 구했던 잭 웰치가 자신의 연봉을 불과 1달러로 했던 일화가 생각이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