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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 있던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급속히 풀리면서 남북한 관계도 해빙기에 들어섰습니다. 이에 따라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단절되었던 남북대화가 재개되었습니다. 최근 급진전하고 있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는 열 달 앞으로 닥아 온 대통령선거에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선 예비후보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뉴스의 일차적인 관심은 여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0일 SBS 8시뉴스는 북미간의 관계 정상화 논의가 급진전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미국이 금융제재를 모두 풀기로 약속했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북한 방문을 마친 이해찬 전 총리가 2.13 합의 이행에 대한 북한의 의지가 분명하고, 4월 중순 이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5일 SBS 뉴스는 평양을 방문한 국제원자력기구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습니다. 북한은 금융제재가 풀리면 핵시설을 폐쇄하고 사찰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BDA, 곧 방코 델타 아시아에 묶여 있는 북한 자금에 대해서는 마카오 당국이 알아서 해결할 일이라는 미국 재무부의 발표를 보도했습니다.
한반도 주변정세의 급변에 대응하는 국내 정치권의 움직임도 부산합니다. 특히 북핵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던 한나라당의 대응은 허둥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닙니다. 정상회담 이야기만 나와도 '대선용 정략'이라고 비판하던 입장이 정상회담을 해도 좋다는 쪽으로 바뀌고, 이에 대한 당 내부의 거센 반발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15일까지 SBS 뉴스가 보도한 것은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의 원칙은 지키되 기조는 바꾼다고 발표했다는 두 문장의 단신뿐입니다. 반면에 15일 아침 SBS 인터넷 뉴스에 올린 신승이 기자의 취재파일은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소가 지난 해 말 대북정책의 틀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정책기조의 변화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12일 의원총회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한나라당의 움직임을 왜 8시뉴스가 보도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SBS 뉴스는 조기수교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북미 관계의 극적인 반전의 배경에는 갑자기 적극적으로 변한 북한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북미 관계의 급진전은 미국의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뉴스는 또 북한이 군부의 반발을 의식해 핵 폐기를 미루고 시간 끌기에 나선다면 협상은 급 냉각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막연한 가정법일 뿐입니다.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지난 12일 SBS 뉴스는 농업과 자동차 그리고 섬유 등 세 분야에서 아직도 풀지 못한 핵심쟁점을 잘 설명했습니다. 뉴스는 핵심쟁점들은 19일부터 열리는 고위급회담에서 빅딜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 협상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농업이나 자동차 같은 민감한 분야가 고위급협상으로 넘어가면서 밀실 협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고위급협상에 대한 보도는 이밖에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15일까지의 뉴스에서는 고위급이 어떤 선을 지칭하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19일 열릴 고위급 회담의 참석자가 누구라는 보도도 없습니다. 한미 FTA 협상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13일 SBS 뉴스는 도입부와 본문이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도입부에서 앵커는 장사꾼의 원칙으로 철저하게 실익을 따져서 한미 FTA 협상을 진행하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왜 나왔는지 해석이 분분하다고 말했지만 뉴스 본문에는 분분한 해석들에 대한 소개가 없었습니다.
뉴스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한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를 열심히 추적하고 있으나 이들의 반대운동으로 협상에 대한 여권의 의견에 심각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정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그리고 여권 후보로 거명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이 협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FTA 협상에 대한 노 대통령 발언의 배경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와 같은 정황을 뉴스가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 타임워너의 파슨스 회장이 노 대통령을 예방한 소식을 전한 9일 뉴스는 단 세 문장의 단신임에도 앞뒤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뉴스는 파슨스 회장이 미국의 보도전문 채널인 CNN 방송을 한국어로 내보내는 사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는 소식과 그가 한국의 방송 시장 개방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청와대 윤승용 홍보수석의 말을 같은 기사에서 보도했습니다. 파슨스 회장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인지 아닌지, 아니면, 사업구상만 밝혔지 요청한 것은 없다는 소리인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는 FTA 협상결과 정부조달분야에서 30조에 이르는 미국의 시장을 열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15일 SBS 8시뉴스는 정부가 홍보하는 성과의 이면에는 협정을 위반하지 않아도 정부가 기업을 대신하여 소송할 수 있게 한, 우리에게 치명적인 독소조항에 대한 합의가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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