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일본의 아베 총리가 국제사회를 향해 억지 주장을 폈습니다. 그는 지난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발표한,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한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입증하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이 주장은 한국은 물론, 의회에서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논의 중인 미국의 언론으로부터도 호된 비판을 받았습니다.
지난 2일과 5일 SBS 8시뉴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무엇을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이라고 하는가에 대한 정의가 '고노 담화' 발표 당시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집에 뛰어 들어가서 사람을 끌고 나오는 식의 강제성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의 주장에 대해 SBS 뉴스는 "과거 위안부 이송에 일본군이 직간접으로 관여했고, 감언 강압 등으로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관헌들이 직접 가담한 사례가 있었다"는 '고노 담화'를 뒤집는, 염치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뉴스는 또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위안부를 동원한 것은 물론, 부녀자를 유괴하기까지 했다는 내용의 자료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위안부 강제동원이 없었다는 아베의 발언이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식의 한국 언론의 막연한 비판은 아베가 의도적으로 설정한 논쟁의 틀 속으로 언론이 말려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베는 강제 동원이라는 말을 자기 마음대로 정의하여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집에 있는 부녀자를 관헌이 끌어 낸 경우로 한정했습니다. 더욱이 그는 이에 대한 피해자의 증언은 인정할 수 없으니, 객관적인 증거를 내 놓으라고 미국 의회의 압력에 맞섰습니다. 반면에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증거라고 SBS 뉴스가 제시한 자료는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 조사 자료를 토대로 만든 책일 뿐입니다.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결국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 사실이 있었느냐 없었느냐하는 핵심 쟁점을 부녀자를 집에서 강제로 끌어냈느냐 아니냐 하는, 쉽게 결말이 나지 않는 논쟁으로 좁히려는 아베의 의도가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점과 관련하여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예리하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2차대전 당시 조선 등 식민지로부터 부녀자들이 어떻게 끌려왔든 간에 이들이 일본군이 설치한 위안소에서 군인들에게 성적인 봉사를 강요당한 것은 사실이 아니냐는 지적이었습니다.
아베 발언에 대한 뉴욕타임스의 비판은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론은 아베가 설정한 논쟁의 틀에서 빠져나와, 일본군이 설치한 위안소에서 자행된 강제적인 집단 성폭행을 부각시켜야 합니다. 2차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소는 부녀자의 자유의사에 의한 상업적인 성매매 장소가 아니었고, 그곳에서 행해진 일은 매춘이 아니라 연속적인 성폭행이었다는 사실을 뉴욕타임스는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 SBS 뉴스는 시청자의 관심을 끌만한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학원의 혼탁한 실내 공기가 학생들을 졸게 만든다는 지난 1일 뉴스는 시중 학원의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준치의 3배 가까이 된다는 측정치를 제시했습니다. 우리 생활의 구석구석에 파고 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함께하는 공연을 보도한 뉴스는 주로 소극장에서 이뤄지던 객석과 무대의 소통이 대극장에서도 시도되고 있다는 변화를 짚어주는 의미 있는 뉴스였습니다. 미국의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유명 할리우드 스타를 보기 어렵다는 지난 3일 뉴스는 그 이유로 스타들이 특정 제품 광고에 자신들의 이미지가 묶이는 걸 싫어하고, 광고가 스타의 막연한 이미지에 의존하기 보다는 제품의 구체적인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 광고에도 언젠가는 이런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주목해 볼만한 대목입니다.
반면에 뉴스는 막바지에 이른 한미 FTA 협상에서 방송시장 개방 문제에 대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밀착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7일 FTA 협상 소식을 전한 뉴스 말미에 한미 FTA 저지 시청각 공대위가 방송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는 소식밖에 없습니다. 지난 5일 뉴스는 오산 미 공군 기지에서 장병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의 피부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여 전쟁이나 군 철수 등의 비상시에 동물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는 소식을 가벼운 이야기 거리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런 컴퓨터 칩 이식이 인간에게도 실시할 날이 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과 관련시켜 이 뉴스를 좀 더 본격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뉴스가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가난과 절망의 늪에 빠진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우리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뇌졸중을 앓고 있는 아내의 병간호를 하다가 아내를 질식사 시킨 뒤 자살한 70대 남편, 집에 불이 나자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구하려다 결국 빠져나오지 못한 70대 아내, 자식들에게 부대찌게를 끓여주려고 고물 자전거를 훔친 40대 아버지...자신을 던지기까지 한 사람들의 뜨거운 가족사랑은 중요한 뉴스 특집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