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 만점의 클린 히트'
한창 바빴던 어제 오후 국민은행으로부터 목소리 조용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은행 수수료 인하·면제 방안을 은행장이 직접 발표하겠다는 전화였습니다.
오늘 강정원 행장이 발표한 국민은행의 수수료 체계는 일단 은행권 최저 수준입니다.
* 우선 불만이 많았던 자기앞수표 발행 수수료가 사라졌습니다. 일반수표의 경우 장당 300원, 정액수표는 50원을 받던 것을 앞으로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은행들이 자기앞수표 발행에도 돈을 받은 것은 조폐공사에서 수표 용지를 사오는 비용을 고객이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은행 창구를 통한 송금은 송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종전에 자행이체 건당 2천원, 타행이체는 4천원이었지만 앞으로 1천500원과 3천원으로 인하했습니다.
* 자동화기기(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 수수료는 최대 절반이 인하됩니다. 국민은행 기계를 이용할 경우 영업시간외 예금.출금은 600원에서 300~500원 영업시간외 자행 계좌이체는 600원에서 300원이 됩니다.
영업시간내 10만원 이하 타행이체는 건당 1000원에서 600원으로 낮춥니다.
10만원 초과는 1300원에서 1200원으로 100원 ^^ 싸졌습니다.
영업시간외 10만원 이하 타행이체는 건당 1600원에서 1000원으로 10만원 초과는 1900원에서 1600원으로 300원 싸졌습니다.
고객들의 불만이 가장 많았던 영업시간내와 영업시간외의 수수료 격차를 축소하자는 것이어서 체감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 특히, 인터넷.모바일뱅킹.폰뱅킹 등의 이용수수료는 대폭 면제됩니다. 거래 기여도가 높은 우수고객은 전액 면제됩니다.
반면, 일반 고객은 인터넷뱅킹 타행이체를 건당 600원에서 500원으로, 폰뱅킹 타행이체는 종전에 건당 1천300원까지 받던 것을 건당 500원으로 인하합니다.
모바일뱅킹 타행이체는 올해 12월까지 전액 면제합니다.
기자들의 1번 질문은 당연이 이거였습니다 "그러면 수익이 줄어들텐데요?"
강정원 행장의 준비된 대답이 나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예상한 답이 그대로 나와 내심 놀랐습니다.
"불특정 다수인이 수혜 대상이어서 (수익감소) 규모의 특정화는 어렵습니다. 물론 단기적인 수입감소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객 수 증가하면서 추가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발표하게 됐습니다"
수년 동안 사상최대 수익을 내면서, 부자 마케팅에만 전념하는 모습에 이른바 '반은행 정서'가 생길 정도였으니... 수수료 인하 조치는 시간문제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발표는 의외로 은행권 내부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우리, 신한등 경쟁은행 임원들의 오늘 반응은 한마디로 '윽. 당했다'였습니다. 선수를 빼앗긴 것이고, 오늘 국민은행의 전격발표를 사전 인지하지 못해 윗사람에게 혼난 실무자들이 많았다는 후문입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국민은행의 수수료가 그동안 많이 비싼 편이어서 오늘 인하한 내역 자체가 기존의 경쟁은행들의 수수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거죠.
한 은행은 '현재 저희 은행 수수료 체계'라는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내린 것이 지금 자기들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론이었습니다.
그래도, "또 따라가야 할 수 밖에 없지 않겠어.."라고 모은행 부행장은 말합디다.
국민은행은 오늘 홍보효과를 적지 않게 챙겼습니다.
'클린 히트'라는 은행권의 비아냥이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중묘책 '雨中 妙策'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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