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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법인화되나?

유희준

입력 : 2007.03.05 10:12|수정 : 2007.03.05 10:15

입법예고를 둘러싼 논란


국립대 법인화가 2009년부터 추진될 예정입니다. 

교육부는 전국 46개 국,공립대를 특수법인으로 전환하는 최종안을 이번주에 입법 예고하기로 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보면,

1) 2009년부터 대학별로 신청을 받아 단계적으로 법인화를 유도하며,

2) 총장선출을 비롯해 예,결산, 교원 및 직원 인사 등 주요 사항을 이사회가 심의, 의결하고,

3) 공무원 신분인 교직원들의 연금은 사학연금으로 전환하되, 손실분은 정부가 지원하며,

4) 법인으로 전환해도 국고지원을 출연금 형태로 계속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게 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2009년 설립 예정인 울산국립대(가칭)를 시작으로 인천시립대도 2009년에 법인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육부는 2010년까지 서울대를 비롯해 3-4개 국립대를 법인으로 전환시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립대 교수노조와 교직원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의 법인화 전환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교수와 교직원노조는 국립대를 법인화할 경우, 대학 서열화가 심화돼 지방국립대가 고사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초학문이 붕괴되고 등록금 인상 등의 부작용도 예상된다며 국립대 법인화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OECD에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에 대한 제언을 했는데, 여러 내용 중에서 국립대 법인화가 포함돼 있습니다.

교육부는 국립대가 법인화되면, 국가 행정조직이 갖는 경직성이 완화돼  대학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효율적인 인력 구조와 예산운영으로 국립대학 운영의 책임성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교육부를 출입한 지 얼마 안 되지만, 그동안 느낀 교육부 주요 정책의 공통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정책과 제도의 시행취지는 훌륭하지만, 실제로 정책과 제도를 적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사전 여론 수렴 과정과 절차가 무시되거나 생략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절차와 과정이라고 생각되는데, 교육부의 정책 입안과 추진 과정에서 '민주주의'적인 요소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국립대 법인화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요. 특히 법인화 대상인 대학의 교직원들의 반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교육부는 지금 여러 부처와 협의를 거쳤다고 하지만, 정작 국립대 교직원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의 경우 찬성률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절반이 넘는 교수들이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9월 교육부는 '국립대학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공청회를 열었지만, 무산됐습니다.

토론을 시작하기도 전에 국공립대 교수 50명이 들이닥쳐 단상을 점거하고 반대 주장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 단상에 올라가 토론회 진행을 막은 교수와 교직원 45명이 전원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에 대규모 경찰병력이 동원된 상황에서 겨우 공청회를 치렀지만, 국립대 법인화 추진계획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육부에서 연초에 기자들에게 배포한 2007년 업무계획 설명 자료를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국립대 법인화 추진의 기대효과 :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보장을 통한 민주적 대학운영 체제 구축

다양성과 민주성을 기하기 위해 국립대를 법인화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인 것 같은데, 정작 국립대 법인화 추진 관련 법안이 만들어지기까지 이해 관계자의 참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고, 민주적인 절차도 부족했습니다. 

국립대 법인화 문제도 중요한 것이겠지만, 그 전에 교육부가 먼저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