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평양리포트] "핵시설 폐쇄 따라 쌀 지원"

안정식

입력 : 2007.03.05 10:21

동영상

<앵커>

남·북 장관급 회담이 지난주에 끝났습니다.

여러 가지 성과도 있었고, 논란도 있었는데, 정치부 안정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안 기자, 이번 회담에서 남북 간에 가장 큰 쟁점이 쌀 지원을 언제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일단 우리 측의 의견이 관철됐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기자>

북한은 한시라도 빨리 쌀을 달라는 것이었고, 우리는 북한이 핵 폐기를 잘 이행하는지 봐가면서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일단 합의문 상으로는 우리 측의 의지가 관철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서 다음 달 14일까지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도록 돼 있는데, 쌀 차관 문제를 논의할 경추위, 즉 경제협력 추진위가 이보다 나흘 뒤인 다음 달 18일부터 평양에서 여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습니다.

즉,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제대로 폐쇄하는 지를 지켜보면서 쌀 지원 문제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이제 쌀 지원 문제가 북한의 핵 폐기 과정과 사실상 연계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번 회담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회담 이후에 쌀 지원과 관련해 북한과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 이런 논란이 있었죠?

<기자>

제가 가지고 나온 것이 회담 합의문 사본인데, 이 합의문을 보면, 이산가족 상봉이라든가 열차 시험운행, 이런 것들이 나와있습니다만, 사실 경추위를 개최한다는 내용 말고는 쌀과 관련된 내용은 한 줄도 없습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북한이 자신들이 받아갈 것에 대한 약속은 하나도 없이 이런 합의를 해줬겠느냐는 것입니다.

당연히, 남북 간에 당신들이 핵 폐기 과정만 충실히 이행하면, 우리가 나중에 경추위 통해서 쌀 지원 해주겠다 이런 정도 약속은 있었겠죠. 그건 상식 수준입니다.

사실, 남북 회담이든, 6자 회담이든 세계 어느 나라의 회담에서든 이면 합의 없이 이뤄지는 회담은 거의 없다 이렇게 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이번에도 사실상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이야기 같은데, 이게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기자>

이번에 이런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쌀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경추위가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기로 한 시한 보다 나중에 잡혀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만약 북한이 핵시설 폐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리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국제적인 여건상 쌀을 지원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충실히 폐쇄를 하면, 아무런 이면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북한에 쌀을 지원하게 돼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북한이 북핵 폐기와 관련된 합의를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느냐 하는 것인지, 이면합의가 있었느냐의 여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장관급 회담에 이면합의가 있었느냐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지극히 소모적인 논쟁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런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뭡니까?

<기자>

발단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회담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서 기자들에게 북한에 쌀 40만 톤을 주기로 하는 합의를 했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관이 직후에 다시 합의는 아니었다라고 말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회담 끝내고 와서 제가 이런 이런 것들을 해냈습니다하고 여러가지 자랑을 하고 싶었겠죠.

이해가 안가는 바는 아니지만, 외교안보 부처의 주요 장관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입이 무거워야죠.

사람이 말 많으면 반드시 실수한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이 장관의 말 한마디 때문에, 며칠간은 상당히 시끄럽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