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생활·문화

소규모 대중가수 해외공연, '한류' 역행?

입력 : 2007.03.04 14:50|수정 : 2007.03.04 14:54

베이비복스 리브 하노이공연 차분하게 진행


소규모 대중가수들의 해외공연이 한류를 역행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류의 발상지인 베트남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이라는 이름만 걸면 어떤 가수 어떤 연예인이 오더라도 열광하는 분위기를 보였으나 베트남의 개방이 가속화 하고 세계 각국의 문화가 밀려 오면서 그 열기가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3일 밤 베트남 하노이의 국립회의센터에서는 베이비복스의 부활을 목표로 최근 그룹을 구성한 베이비복스 리브가 베트남 가수들과 함께 합동 공연을 가졌다. 

중국 태국 등을 거쳐 아시아 12개국 쇼케이스의 일환으로 하노이를 찾은 이들은 베트남의 인기 가수 미링, 푸엉아인과 함께 1시간여에 걸친 공연을 펼쳤으나 관중의 호응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이날 공연에는 한국과 베트남 관중 1천여명이 참석했는데 그룹의 인지도가 낮은 탓인지 장동건, 안재욱, 비 등의 공연과 같은 열광적 분위기는 보이지 않고 베트남 가수들에 대한 호응이 더 높았으며 마지막 한국과 베트남 가수들이 함께  '핸드인 핸드'를 불렀을 때만 관중이 다소의 호응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베이비복스의 이름을 붙이기는 했으나 전혀 다른 가수들인 데다 국내에서 정식 데뷔조차 않은 그룹이어서 한국과 베트남 관객 모두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기는 애당초 어려웠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이들 그룹의 뮤직비디오는 요란한 '힙 셰이킹' 등으로 KBS에서는 방송불가 처분까지 받았는데 이런 팀의 1시간짜리 소규모 공연이 한국대사관과 한국문화원에 의해 한-베트남 수교 15주년 기념행사로 치러지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이날 공연은 사전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의 협찬을 받아 무료로 티켓을 살포했는데도 티켓을 찾는 베트남인이 그리 많지 않아 "베트남에서의 한류가 이제는 한물 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기업의 현지 주재원은 "이제 베트남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가 밀려들고 있어 제대로 기획된 대형 공연이 아니고서는 그들의 구미를 맞추기 어려우며 일부 대중가수들의 소규모 공연은 한류를 퍼뜨리기 보다는 한국 문화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며 "한류를 증폭시키려면 과거보다 몇 배 더 신중한 작품 검토와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연합뉴스)